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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Comparison of Vowel Perception between American English and British English by Korean University Students

한국 대학생들의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모음 인지 비교

  • 이신숙 (고려대학교 영어교육과 교수) ;
  • 초미희 (경기대학교 영어영문학과 교수)
  • Received : 2020.05.12
  • Accepted : 2020.07.06
  • Published : 2020.07.28

Abstract

Given that American English and British English show differences for several vowels and that Korean students have mainly been exposed to American English, this study examined 27 Korean university students' identification of American and British English vowels. The results showed that Korean students' identification accuracy of American English vowels was higher (64.7%) than that of British English (54.7%), thus indicating that Korean students' familiarity with American English affected the students' identification of English vowels. However, vowel variation also affected students' identification of English vowels in that only the American English vowels in the words beat, bat, but, burt, bart, bite were better identified than the corresponding vowels in British English. Among the vowels which exhibit differences between American English and British English, the students' identification accuracy of the American English vowels in burt, bart, bat was significantly higher than that of British English and the error patterns for these vowels were also different. The analysis of vowel error patterns indicated that Korean students had much difficulty with non-rhotic vowels and [a] in bat in British English. Further, the vowels in bot and boat demonstrated a similar [ɑ]-[ɔ]-[ʌ] confusion and also a confusion between rounded vowels in spite of the differences of these vowels between American English and British English. Some pedagogical implications for teaching of English vowels were discussed based on the findings of the present study.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모음은 몇 개 모음에서 발음 차이를 보여주고 있는데 한국 학생들은 주로 미국영어에 노출되어 왔다. 이에 근거하여 본 연구에서는 미국영어 모음과 영국영어 모음을 한국 학생들이 어떻게 인지하는지 비교하기 위하여 27명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모음 인지 시험을 실시하였다. 인지 시험 결과 미국영어 모음의 전반적인 인지 정확도(64.7%)가 영국영어(54.7%)보다 더 높게 나타나서 한국 학생들이 영국영어보다 미국영어에 더 친숙한 점이 영어 모음 인지에 영향을 준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개별 모음에서는 beat, bat, but, burt, bart, bite 단어들의 모음들에서만 미국영어 인지 정확도가 영국영어보다 높게 나타났다.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차이를 보이는 모음들 중에서는 burt, bart, bat 단어들의 모음에서만 미국영어의 인지 정확도가 영국영어보다 높았으므로 친숙도 뿐만 아니라 개별 모음의 특성도 모음 인지에 영향을 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차이를 보이는 모음들의 오류 패턴을 살펴보면, burt, bart, bat의 오류 패턴이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다르게 나타났는데, 한국 학생들이 burt, bart에서 영국영어의 종성-r 없는 발음에 어려움을 느끼는 것을 알 수 있었고 bat의 미국영어 발음과 영국영어의 발음의 차이를 잘 알지 못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그러나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차이를 보이는 bot과 boat에서는 [ɑ]-[ɔ]-[ʌ] 혼동과 원순 모음끼리의 혼동에 기인한 오류가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모두 공통적으로 나타났으므로 이러한 혼동이 한국 학생들의 영어 모음 인지를 어렵게 하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본 연구의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 교실 현장에서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 모음 지도 방안에 대한 교육적인 함축점을 논의하고 있다.

Keywords

I. 서론

대부분의 한국인 영어 학습자들이 영국영어보다 미국영어에 더 노출되어 있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다 [1][2]. 이는 부분적으로 미국영어가 사용 인구가 가장 많은 원어민 방언일 뿐만 아니라 세계 최강국으로서 미국의 영향력이 교육, 기술, TV 네트워크, 디지털 미디어 등 다양한 분야에서 발휘되고 있기 때문이다[3].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많은 차이점들 중에서 본 연구에서는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발음의 차이에 대하여 좀 더 상세하게 살펴보고자 한다. 미국영어에서는 위치에 상관없이 항상 [r]을 발음하나 영국영어에서는 [r]이 모음 앞, 즉 초성에 올 때만 발음하고 모음 뒤, 즉 종성에 올 때는 발음하지 않는다[4-7]. 따라서 bird나 card 같은 단어를 발음할 때 미국영어와 달리 영국영어에서는 [r]을 발음하지 않고 대신에 모음을 길게 발음한다.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자음과 관련된 차이에 대해 예를 들면 water, butter 같은 단어에서 미국영어에서는 [t] 발음을 약화시켜서 플랩(flap [ɾ], 한국어 [러]와 비슷) 으로 발음하지만 영국영어에서는 [t]로 발음한다[8][9]. 하지만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발음의 차이는 자음보다는 모음과 관련된 차이가 더 많기 때문에 본 연구에서는 한국 학생들이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모음을 어떻게 듣는지 연구하고자 한다.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모음의 발음 차이를 표준어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위에서 언급한대로 미국영어에서는 bird를 [bɜrd]로 [r]을 발음한다. 반면에 영국영어에서는 모음 뒤의 [r]을 발음하지 않으므로 [r]없이 모음을 길게 [bɜ:d]로 발음하는 “종성-r 없는 발음(non-rhotic)”이다. 마찬가지로 card의 경우는 미국영어에서는 [kɑrd]로 발음하지만 영국영어에서는 [kɑ:d]로 발음한다. 둘째, class, glass 같은 단어의 모음은 미국영어에서는 한국어 모음 [애]와 비슷한 [æ]로 발음하지만 영국영어에서는 한국어 모음 [아]와 비슷한 [a]로 발음한다[10]. 셋째, stop, pot 같은 단어의 모음 은 미국영어에서는 후설 비원순 모음 [ɑ]로 발음하지만 영국영어에서는 후설 원순 모음 [ɒ]로 발음한다[5]. 넷째, boat, coat 같은 단어의 모음은 미국영어에서는 후설 모음 [oʊ]로 발음되지만 영국영어에서는 미국영어보다 구강 앞쪽에서 발화되는 [əʊ]로 실현된다[5].

영어를 외국어로 배우는 한국 EFL(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학생들은 주로 미국영어에 노출되어 왔다. 예를 들어, 학교의 정규과정이나 영어 사교육을 담당하는 학원에서는 미국영어에 근거한 원어자료 (authentic material)나 교과과정을 주로 채택하고 있다. 또한 한국 학생들이 애용하는 영화나 TV같은 대중 매체에서도 영국영어보다는 미국영어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한국 학생들은 영국영어보다 미국영어에 더 친숙하다고 볼 수 있다[1][2]. 그러므로 본 연구의 첫 번째 가설은 한국 학생들이 영국영어보다 미국영어 모음을 더 잘 인지할 것으로 예측한다. 또한 위에서 살펴 본대로 미국영어와 영국영어는 모음의 발음에서 차이를 보이는데, 특히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차이를 보이는 모음들에서 이러한 현상이 더욱 두드러질 것으로 예측된다. 덧붙여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발음의 차이를 보이는 모음들의 오류 패턴은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각각 다를 것으로 예측된다. 본 연구의 가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가설 1: 전반적으로, 미국 영어의 모음 인지 정확도가 영국 영어보다 더 높게 나타날 것이다.

가설 2: 개별 모음의 경우 특히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차이를 보이는 모음들에서 미국영어의 인지 정확도가 영국영어보다 높을 것이다.

가설 3: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차이를 보이는 모음들의 오류 패턴은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서로 다르게 나타날 것이다.

본 연구의 목적은 한국 대학생들에게 미국영어와 영국영어 모음을 포함하는 단어들을 들려주고 인지 시험을 실시한 결과를 분석하여 위에서 제시한 가설 1, 2, 3을 검증하고자 한다.

II. 시험 자료 및 방법

1. 시험 자료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모음 인지 시험에는 초성과 종성은 동일하면서 모음이 달라서 최소대립쌍 (minimal pairs)을 구성하는 Iverson & Evans (2009, p. 869)가 사용한 [표 1]의 단어를 채택하였다 [11]. 구체적으로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모음들은 /b/ 를 초성으로 하고 /t/를 종성으로 하는 b__t로 구성된 단어에 포함되었는데, burt와 bart의 경우는 흔한 남자 이름인 고유 명사로도 사용된다. 미국영어와 영국영어 모음이 포함된 단어들은 미국 오하이오 출신 원어민 여성 화자 1명(20세)과 영국 런던 출신 원어민 여성 화자 1명(23세)이 각각 녹음하였다. 원어민 화자들은 “Say again."의 문장 속에 시험 단어들을 넣어서 한 단어 당 여러번 발음하였고 녹음은 Speech Filing System(SFS)을 사용하였다. 녹음된 자료는 음성학 훈련을 받은 2명의 미국영어 원어민과 2명의 영국영어 원어민에 의해서 각각 검수를 받았으며, 영국 University College of London(UCL)의 음성 전문 훈련사가 추가 검수를 하였다. 검수를 통해 1개의 시험 단어 당 4개의 녹음 자료를 선택하였는데 이는 동일한 화자가 동일한 시험 단어를 발화할지라도 화자내 변이 (intra-speaker variability)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표 1. 모음 인지 시험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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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언급한대로,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모음 발음이 다른 경우가 있는데, [표 1]의 단어들에서는 bat, burt, bart, bot, boat의 5개 단어들이 이에 해당한다.

2. 참여 학생

본 연구의 인지 시험에는 수도권에 있는 대학의 학부생들이 참여하였다. 참여 학생들은 총 27명(남학생 20 명, 여학생 7명)이었고 참여 학생들의 나이는 평균 22세였다. 참여 학생들의 영어에 대한 배경을 조사하기 위해서 시험 전에 학생들이 더 친숙한 영어 방언, 영어 사용 국가에서의 체류 여부 및 체류 기간, 영어 능숙도 등에 대한 설문지 조사를 하였다. 본 연구에서는 설문지 조사를 통해 영어 사용 국가에서 1년 이상 체류한 경험이 없는 학생들을 선발하였다. 또한 설문지 조사에 따르면 본 시험에 참여한 학생들은 모두 다 미국영어가 더 친숙하다고 답변하였고 영어 능숙도에 대한 자가 평 가에 따르면 참여 대학생들의 영어 말하기 및 듣기 능숙도는 초중급에서 중급이었다.

3. 시험절차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모음 인지 시험에서 모든 시험자극물은 프랏을 이용하여 청각적으로만 제시되었다. 참가 학생들은 ‘b_t’ 단어를 듣고서 다음과 같이 컴퓨터 화면에 제시된 14개의 단어 중에서 마우스를 클릭해서 자신이 들었다고 생각하는 단어를 선택하였다. 또한 참여 학생이 선택한 정답에 대한 확신도(confidence rate)를 아래 그림에서처럼 7단계(‘1’: ‘확신도가 낮음’, ‘7’: ‘확신도가 높음’) 중에서 선택하도록 하였으나 본 연구에서는 확신도에 대한 분석은 다루지 않는다. 참가 학생은 제시된 시험 자료를 두 번까지 반복해서 들을 수 있기 때문에 총 세 번까지 듣고 응답할 수 있었다. 또한 모음 인지 시험을 실행할 때 미국영어와 영국영어를 다른 블록으로 나누어서 제시하였으며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제시 순서에 따른 영향을 없애기 위해 제시 순서를 참여 학생 간 균형을 맞추어서 제시하였다. 즉, 참여 학생들 중 절반은 미국영어를 먼저 듣고서 영국영어를 들었으며 나머지 학생들은 영국영어를 먼저 듣고서 미국영어를 들었다.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모음 인지 시험은 총 2 블록으로 되어 있으며 참여 학생들이 시험 방법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도록 본 시험 전에 미국영어와 영국영어 각 각 14개의 유사한 자료로 연습을 한 후 본 시험을 실시하였다. 특히 시험 자료로 사용 된 단어의 모음에 대한 참여 학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시험 자료와 동일한 모음의 음가를 가지면서도 학생들에게 친숙한 단어를 시험 자료와 같이 괄호 안에 제시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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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미국영어와 영국영어 모음의 인지 시험 화면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모음 인지 시험 결과에서 우선 정답률을 구하고, 오답인 경우는 어떤 모음들로 잘 못 들었는지 오답률도 구해서 오류 패턴을 살펴보았다. 27명의 한국인 학생 참가자들이 1개의 시험 단어를 4번 반복해서 들었기 때문에 단어 당 총 108개의 응답이 도출되었다(27명*4번 반복). 시험 결과는 IBM SPSS 21를 사용하여 정답률, 오답률 및 미국영어와 영국영어 사이에 대응하는 모음들에 대한 분석을 실시하였다.

III. 결과

1.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모음 인지 비교

한국 학생들이 시험 자료 단어들을 듣고 모음을 판별한 인지 정확도를 살펴보면, 미국영어 전체 평균은 64.7%인 반면에 영국영어 전체 평균은 54.7%로 나타나서 한국 학생들에게 더 친숙한 미국영어 모음의 인지 정확도가 영국영어보다 더 높게 나타났다. 모든 모음에서 미국영어의 인지 정확도가 영국영어보다 높게 나타나는지 확인하기 위해서 개별 모음별 인지 정확도도 함께 살펴본 결과는 다음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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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모음 인지 정확도 전체 평균과 개별 모음별 평균

참여 학생들의 개별 모음별 인지 정확도를 살펴보면 모든 모음에서 미국영어의 인지 정확도가 영국영어보다 높은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예를 들면, bait, bet, bot, boat, bout의 모음들은 예상과 달리 미국영어보다 영국영어의 인지 정확도가 더 높았다.

참여 학생들의 미국영어와 영국영어 인지 정확도 평균이 유의하게 다른지 알아보기 위해서 모음 인지 정확도의 전체 평균과 개별 모음별 평균에 대하여 대응표본 t 검정을 실시하였다.

대응표본 t 검정 결과 유의수준 0.05에서 참여 학생 들의 미국영어 인지 정확도 전체 평균이 영국영어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과 달리 영국영어의 인지 정확도가 미국영어보다 높았던 bait, bet, bot, boat, bout의 모음들에서는 [표 2]에서 보듯이 예외 없이 모두 영국영어의 개별 모음 인지 정확도가 미국영어 모음 의 인지 정확도보다 유의하게 높지 않았다. 그러므로 전반적으로 한국 학생들에게 친숙한 미국영어 모음의 인지 판별도가 영국영어보다 더 높게 나타날 것이라는 가설 1이 증명되었다. 그러나 가설 2의 경우를 살펴보면, 참여 학생들의 개별 모음별 인지 정확도 평균이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유의하게 다른 경우는 beat, bat, but, burt, bart, bite 단어들의 모음들에서만 나타났다. 따라서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차이를 보이는 모음들 중에서 bat, burt, bart 단어들의 모음에서만 미국영어의 인지 정확도가 영국영어보다 높았다. 그러나 전술한 바와 같이 bot과 boat의 모음들에서는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인지 정확도 차이가 유의하지 않았다. 따라서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차이를 보이는 모음들의 인지 정확도에서 미국영어가 영국영어보다 높을 것이라는 가설 2는 부분적으로만 사실임이 증명되었다.

표 2.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모음 인지 정확도에 대한 대응표 본 t 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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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오류 분석

본 단원에서는 가설 3을 검증하기 위하여 참여 학생들이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모음을 인지할 때 어떤 오류를 보였는지 살펴보겠다. 우선 미국영어의 오류 패턴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만약 참가자들이 무작위로 답을 고른다면 선택할 수 있는 단어의 수가 14개이므로 한 모음 당 7% 이상 선택되어야 기회 수준(chance level) 이상의 오류를 보인 것이다(100÷14=7.14). 따라서 기회 수준을 고려한다면, 7% 이상의 오류를 보인 단어들만이 유의미한 오답이 될 것이므로 이에 해당하는 경우만 제시하였다.

60% 미만의 오류율을 보인 미국영어 모음에서 오류율이 높은 순서대로 보면 bot, bet, bought, boat, bat의 순이다. 모음 인지 정확도가 가장 낮은 bot은 bought와 가장 혼동되었는데(25.9%), 많은 한국 학생 들이 미국영어에서 bot의 모음을 철자의 영향으로 원순모음으로 잘못 알고 같은 원순모음인 bought와 혼동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bot의 모음이 비원순모음인 [ɑ]라고 알고 있다하더라도 bought의 모음과 혼동할 수 있는데, 많은 학자들이 미국영어에서 [ɑ], [ɔ], [ʌ] 모음 사이에 혼동이 흔히 일어난다고 보고하고 있다. 예를 들면, Hong (2013, p.540)이 실행한 인지 실험에서 한국인 학생들이 [ɑ]를 [ɔ]로 16.3%, [ʌ]로 9% 잘못 인지하였고 [ɔ]도 [ɑ]와 [ʌ]로 각각 20.3%와 12% 잘못 인지하였으며 [ʌ]의 경우 [ɔ]로 23.4%, [ɑ]로 4.4% 잘못 인지하였다[12]. Cho & Jeong (2013, p. 165)에서도 한국 학생들이 [ɔ]를 [ʌ]로 26% 잘못 인지 하였고, [ʌ]를 [ɑ]와 [ɔ]로 각각 17%와 19% 잘못 인지 하였다[13]. 마찬가지로, Lee & Shin (2015, p. 311)에서도 인지 정확도가 20%에 불과한 [ɑ]는 [ɔ]와 [ʌ]로 각각 27%, 24% 잘못 인지되었다[14]. 이전 연구들과 비슷하게 본 연구에서도 bot은 bought 이외에도 but 과 17.6% 혼동되어서 [ɑ]-[ɔ]-[ʌ] 혼동을 보여주었다. 또한 bart, bout와도 혼동되었다. bot 다음으로 오류율이 높은 bet은 bat과 서로 혼동되었는데, 미국영어에서 이러한 전설 중모음인 bet과 전설 저모음인 bat 사이의 양방향 혼동(bi-directional confusion)은 이전 연구에서도 흔히 보고되고 있다[15][16]. 끝으로 boat 모음의 혼동을 살펴보면 bought 모음과 가장 높은 비율로 혼동되었는데, 두 모음이 모두 같은 후설 원순 모음이므로 원순 모음끼리 혼동되었을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표 3. 미국영어 모음 인지의 혼동 도표 (정답율은 음영, 혼동 모음들의 오류율은 굵은 글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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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영어의 오류 패턴은 [표 4]에 제시되었다. 60% 미만의 오류율을 보인 영국영어 모음에서 오류율이 높은 순서대로 보면 bart, bot, bought, burt, bat, bet, boat, beat의 순이다. 미국영어 모음의 오류율 순서인 bot, bet, bought, boat, bat과 비교하면, 미국영어와 달리 영국영어에서 종성-r 없는 발음(non-rhotic)을 포함하는 bart와 burt의 오류율이 높다는 점이다.

표 4. 영국영어 모음 인지의 혼동 도표 (정답율은 음영, 혼동 모음들의 오류율은 굵은 글씨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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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가장 오류율이 높은 bart를 살펴보면, bought 로 가장 높은 비율로 혼동되었으며 그 다음으로 burt 및 but과 혼동되었는데, 이는 burt로만 혼동하는 미국 영어와는 완전히 다른 패턴이다. 미국영어와 달리 영국 영어는 종성-r 없는 발음이므로 종성에서 [r]을 발음하 지 않고 대신 모음을 길게 발음하여 bart는 [bɑ:t]로 발 음된다. 전술한 바와 같이 [ɑ]-[ɔ]-[ʌ] 혼동이 흔히 일어나므로 bart는 bought와 혼동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bought의 [ɔ]는 길이가 긴 모음으로 알려졌다[5]. 따라 서 길이의 측면에서도 bart는 bought와 가장 비슷하므로 가장 높은 비율로 혼동되었을 것이다. bart가 but 으로 혼동되는 것은 역시 [ɑ]-[ɔ]-[ʌ] 혼동으로 설명할 수 있다. bart가 burt로 혼동되는 것은, [표 4]의 burt 가 but으로 혼동되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burt의 모음은 [ʌ]로 혼동될 수 있으므로, 역시 [ɑ]-[ɔ]-[ʌ] 혼동에 기인한다.

bart 다음으로 오류율이 높은 bot는 boat와의 혼동을 제외하고는 미국영어의 혼동 패턴과 비슷한데, 전술한 바와 같이 [ɑ]-[ɔ]-[ʌ] 혼동으로 설명할 수 있다. 미국영어와 달리 영국영어에서 원순모음으로 발음되는 bot가 boat와 혼동되는 것은 원순 모음끼리의 혼동으로 설명할 수 있다. bought는 같은 후설 원순 모음인 boat와 가장 높은 비율로 혼동되었다는 점에서 미국영 어의 패턴과 비슷하다. 또한 bought는 bot으로도 혼동 되었다. bot가 후설 비원순모음 [ɑ]로 발음되는 미국영 어와 달리 영국영어에서는 후설 원순 모음 [ɒ]로 발음 된다. 그러므로 영국영어에서 bought가 bot으로 혼동 되는 것은 같은 후설 원순 모음끼리의 혼동으로 설명할 수 있다. 또한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발음의 차이가 있는 boat의 경우도 후설 원순 모음인 bought와 가장 높은 비율로 혼동되었다는 점에서 미국영어의 패턴과 비슷하다.

비원순 모음의 오류 패턴을 살펴보면, 전술한 바와 같이 burt는 but으로 가장 많이 혼동되었다. 이는 미국영어와는 다른 패턴이며 영국영어가 종성-r 없는 발음 이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발음의 차이가 있는 bat의 경우에도 미국영어와 매우 다른 패턴을 보였다. 미국영어에서 bat은 bet과 양방향 혼동을 보인 반면에, [a]로 발음되는 영국영어에 서는 but과 가장 높은 비율로 혼동되었다. 그러나 bet 과 beat는 미국영어와 비슷한 오류 패턴을 보였다.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오류 패턴을 요약하면, 본 연구 참여 학생들은 미국영어와 발음의 차이를 보이는 영국영어의 종성-r 없는 발음과 관련된 오류를 많이 보였다. 또한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발음의 차이를 보이는 bat의 오류 패턴도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다르게 나타났다. 아울러 미국영어와 영국영어 사이에 발음의 차이를 보이는 bot에서는 [ɑ]-[ɔ]-[ʌ] 혼동뿐만 아니라 원순 모음끼리의 혼동을 보여서 미국영어와 영국영 어의 오류 패턴이 조금 다르게 나타났다. 그러나 boat 에서는 원순 모음끼리의 혼동을 보여서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오류 패턴이 크게 다르지 않았다. 즉 [ɑ]-[ɔ]-[ʌ] 혼동과 원순 모음끼리의 혼동에 기인한 오류가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모두 흔히 나타났음을 알 수 있다. 따라서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발음의 차이를 보이는 모음들의 오류 패턴이 모두 다른 것은 아니었고,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공통으로 [ɑ]-[ɔ]-[ʌ] 혼동과 원순 모음끼리의 혼동이 관찰되었으므로 가설 3은 부분적으로만 사실임이 증명되었다

IV. 결론 및 교육적 함의

본 연구에서는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모음 인지를 비교하고자 한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 대한 모음 인지 시험을 실시하였다. 한국 학생들이 영국영어보다 미국영어에 더 친숙하다는 사실에 근거하여, 미국영어의 인지 정확도가 영국영어보다 전반적으로 더 높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가설 1). 특히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차이를 보이는 모음들인 bat, burt, bart, bot, boat의 인지 정확도가 영국영어보다 미국영어에서 더 높을 것이라고 예측하였다(가설 2). 또한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차이를 보이는 모음들의 오류 패턴이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서로 다르게 나타날 것이라고 예측하였다(가설 3).

본 연구 결과 미국영어 모음의 전반적인 인지 정확도 (64.7%)가 영국영어(54.7%)보다 더 높게 나타나서 가설 1이 증명되었다. 그러나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차이를 보이는 모음들 중에서 bat, burt, bart 단어들의 모음에서만 미국영어의 인지 정확도가 영국영어보다 높게 나타나서 가설 2는 부분적으로만 사실임이 증명되었다.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차이를 보이는 모음들의 오류 패턴은 bat, burt, bart에서는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다르게 나타났으나, bot과 boat에서는 [ɑ]-[ɔ]-[ʌ] 혼동과 원순 모음끼리의 혼동에 기인한 오류가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에서 모두 공통적으로 나타났으므로 가설 3은 부분적으로만 사실임이 증명되었다. 본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다음과 같은 영어 모음 교육에 대한 함축성을 제안할 수 있다. 첫째, 오늘날과 같이 영어가 세계 공용어로 사용되는 현실에서는 한국 학생들에게 친숙한 미국영어뿐만 아니라 영국영어를 포함한 다른 지역에서 사용되는 다양한 영어의 특성에 대해서도 한국 학생들이 접하게 할 필요가 있다[17]. 이를 통해 한국 학생들의 영어 듣기 능력을 향상시킴으로서 영어 방언의 차이로 초래될 수 있는 의사소통의 문제점을 해결하는데 일조할 수 있다.

둘째, 학생들에게 비교적 친숙한 미국영어의 모음일지라도 모음의 특성에 따라 모음 인지 시 차이를 보여 주고 있다는 사실은 영어 모음이 동일하게 학습이 이루어지고 있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특별히 한국 학생들은 영국영어의 종성-r 없는 발음 인지 시 어려움을 보여주었다. 따라서 한국 학생들에게 미국영어와 달리 영국영어에서는 종성 [r]을 발음하지 않고 대신 모음의 길이가 길어짐을 명시적으로 교육할 필요성이 있다. 또한 class, glass, bat처럼 미국영어와 영국영어 사이에 차이를 보이는 [æ]와 [a] 모음에 대해서도 두 모음이 발화시 어떻게 다른지에 대한 명시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셋째, 미국영어와 영국영어 모음 인지 시 한국 학생 들은 [ɑ]-[ɔ]-[ʌ] 모음 혼동과 원순 모음끼리의 혼동에 기인한 오류를 공통적으로 보여주었다. 따라서 이 모음들의 정확한 발화 특성에 대한 명시적인 교육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한국어 모음과 영어 모음 발화 도표를 이용하여 정확한 모음 발화 위치를 교수할 수 있다. 또한 한국 학생들이 자신이 발화한 영어 모음과 영어원어민 발음과의 비교를 통해 어떤 면에서 차이가 있는지를 인지하도록 교육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한국 학생들이 어려움을 보이는 영어 모음들의 인지 능력을 향상 시키기 위해서 이 모음들에 대한 지속적인 판별 훈련 등을 제공할 필요가 있다. 구체적으로 Celce-Murcia et al. (2010, p. 135)에서 제시된 것처럼 최소대립쌍 (예: pen, pan)을 이용하여 단어 단계에서 먼저 훈련을 하고 나아가 문장 단계에서도 훈련을 할 필요가 있다 (예: “Heather has seven happy hens in the back pen.”)[4]. 또한 선행 연구에 따르면 다화자가 발화한 최소대립쌍을 통해 훈련하는 것이 효과적이므로 다화자 자료를 이용하여 훈련하도록 지도할 필요가 있고 발음의 훈련을 극대화시키기 위하여 다양한 수업의 모형 개발도 필요하다고 하겠다[18][19].

본 연구는 영어 능숙도가 초중급에서 중급인 한국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모음 인지 만을 연구하였으므로 향후에는 영어 능숙도가 중급 이상인 대학생 및 중.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미국영어와 영국영어의 모음 및 자음에 대한 인지 연구를 수행할 필요가 있다.

References

  1. 류수련, 세계영어에 대한 한국 성인 영어 학습자들의 태도와 이해도에 관한 연구, 동국대학교, 석사학위논문,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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