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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Model for Teaching Film Literacy through Movie English

영화영어를 통한 영화리터러시 교육방안

  • Received : 2021.02.17
  • Accepted : 2021.04.07
  • Published : 2021.06.28

Abstract

Film literacy comprises the process of producing a new creation through understanding the elements that make up a film, the content of a film, and a critical and creative thinking process. Film literacy is employed in fields such as composition, science, social studies, and geography, and, additionally, it is used to cultivate humanities literacy and critical thinking skills. Yet despite the large proportion of the film script in the movie, it is not easy to find literacy education cases that use film English as a teaching method. Film English is a practical and authentic material, and is suitable as an English learning material in an EFL context like Korea. However, the approach of using films to teach and learn differs according to the content and genre of a film. Thus, the teacher may have a difficult time organizing and preparing for class. This study suggests six class activities that can be commonly applied to English classes using films based on the areas of critical, cultural, and creative (3Cs) activities. Four hundred and five college students taking Movie English classes participated in the present study and frequency analysis was conducted to find out their preferences through a questionnaire survey. The results from conducting class activities in university liberal arts classes suggest that the most preferred activities of students are related to cultural, critical, and creative, in that order. Creative activities that are far beyond English instruction utilizing various digital tools or providing additional reading materials can be a burden on learners.

영화리터러시는 영화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에 대한 이해와 영화 내용에 대한 이해, 그리고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과정을 통해 새롭게 창작을 하는 과정을 포함한다. 영화리터러시를 글쓰기, 과학, 사회, 지리 등 교과에 적용하거나 인문학적인 소양 기르기, 비판적 사고 능력함양 등에 활용되고 있으나, 영화에서 대사가 차지하고 있는 큰 비중을 고려해보면, 영화 속 영어 대사를 이용한 리터러시 교육이 의외로 적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 영어는 실제적이고 진정성 있는 자료로 우리나라와 같은 EFL 환경에서는 영어 학습 교재로 매우 적합하다. 그러나 영화를 이용한 교수학습 방법은 영화 내용과 장르별로 달라지기 때문에, 교사가 수업을 구성하고 준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다. 본 논문에서는, 영화를 이용한 영어교실에 공통으로 적용해볼 수 있는 수업 활동을 분석, 문화, 창의 영역으로 나누어 총 6가지를 제안하였고, 이를 대학교 교양 영어 수업에서 405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후 설문 조사를 통해 선호도를 알아보기 위해 빈도분석을 하였다. 그 결과 학생들이 가장 선호한 활동은 문화, 분석, 창의 순으로 나타났으며 영어 수업을 벗어나는 창의적 활동이나 교수자가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추가 자료는 학습자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지도해야 한다.

Keywords

I. 서론

읽고 쓰는 능력을 의미하는 리터러시는 교육계의 화두로 떠올라 있다. 디지털 기기를 이해하고 사용할 줄 아는 디지털 리터러시에 대한 교육, 다양한 매체를 통해 들어오는 정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창조할 수 있는 미디어 리터러시에 대한 교육은 비대면 시대를 맞이하면서 한층 더 중요한 능력으로 떠올랐다. 리터러시 교육에서 요구하는 능력의 공통적인 키워드는 이해와 생산이다. 교실에서 학습자는 더는 수동적으로 정보를 받아들이는 태도가 아니라, 비판적이고 창의적인 사고 과정을 통해 이를 새로운 것으로 가공하는 능력이 요구된다. 이런 맥락에서 영화리터러시는 영화를 구성하고 있는 요소에 대한 이해, 영화 내용에 대한 이해와 더불어 문화예술 작품의 감상과 창작까지를 포함하는 개념을 의미한다.

이미 영화는 영어뿐만 아니라 다른 교과 영역에서 수업의 교보재로 활용되고 있다. UNESCO와 EU도 수업에서 영화를 사용하는 것은 긍정적 효과를 가져 온다고 장려하고 있다(British Film Institute, 2015)[1]. 특히 외국인을 만날 기회가 적은 우리나라와 같은 EFL (English as a Foreign Language) 환경에서, 영화는 실제적이고 진정성 있는 영어 학습 자료로 더없이 좋은 교재이다. Park(2019)[2]은 제작된 영화 대본은 실제 대화에 비해 현실감이 떨어질 수 있지만, EFL 상황에서 영화 교재는 최상의 차선책이며, Blasco, Moreto와 Blasco (2015)[3]도 영화가 담고 있는 스토리는 인문학적인 측면에서 학습자의 성찰을 촉진하는 수업자료가 될 수 있다고 하였다.

유럽에는 1933년 창립된 영국 영화 협회(British Film Institut, 이하 BFI)와 영화 언어교육학회(Film in Language Teaching Association, FILTA)가 있고, 국내에는 영화 진흥위원회의 영화교육 중점학교와 영상 영어교육학회가 영화를 교육현장에 접목하기 위해 앞장서고 있지만, 정작 교육현장에서는 영화를 수업의보조자료 이상으로 사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화가 장르나 내용상 정형화된 형식을 따르고 있지 않기 때문에 가르치는 교수자로서도, 영화를 활용하여 공부하려는 학습자 입장에서도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이연준(2020)[4] 은 학생들이 선호하는 영화 장르가 다르고, 영화가 학습의 교재로 제작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5]. 교사가 수업을 구성하고 준비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하였다. Herrero(2016)[6]도 21세기 가장 중요한 능력 중 하나로 디지털 리터러시가 부상하면서 영화, 영상의 활용, 동영상의 제작에 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나 언어교육 현장에 접목하는 것은 여전히 교사의 몫으로 남아있는 것을 문제로 지적하였다. 김영광 (2019)에 따르면 설문 조사에서 대학생들도 영어 학습에 대한 의지는 있으나 대다수가 영화를 이용한 학습 방법을 모르겠다고 응답했다고 한다[7].

또 다른 문제는 영화를 활용한 수업이 주로 대본을 통해 이루어지며, 영미권 문화에 대한 설명과 이해, 문법이나 어휘와 같은 이해와 분석 측면에 주로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이다. 디지털 네이티브로 불리는 현재의 학습자로서는 수업 교재가 영화로 바뀌었을 뿐, 수업 방법이 전통적인 설명 위주의 방식에서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금세 흥미를 잃게 된다[8]. 게다가 영화 리터러시는 영화에 대한 감상과 이해뿐만 아니라 영상을 제작하거나 생산해내는 영역까지를 포함하므로 기존의 수업방식으로는 진정한 영화 리터러시 함양이 어렵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영화를 보조교재가 아닌 주 교재로 사용하는 영어교실에서 영화 리터러시 함양을 위해 공통으로 적용될 수 있는 수업 활동을 제시하고자 한다. 이를 위하여 영화교육에서 핵심이 되는 3가지 영역으로 영국 BFI가 유럽영화교육계획(Framework for Film Education in Europe)을 통해 제시한 분석, 문화, 창의(Critical, Cultural, Creative, 이하 3Cs) 를중심으로[9], 국내 영어 학습 실정에 맞게 접목해 구체적인 수업 활동 방안을 제시하고, 성인 학습자에게 적용해 본 후 활동에 대한 선호도를 살펴보기 위하여 학기 말에 설문 조사를 하였으며, 본 연구의 조사에서 수집된 자료는 SPSS 18.0을 이용해 분석하였다.

II. 선행연구

1. 영화리터러시 정의와 범위

이아람찬(2019)에 따르면 영화 교육은 크게 영화에 대한 교육(Teaching about film)과 영화를 통한 교육 (Teaching through film)으로 구별되며, 전자는 영화 촬영 기법, 영상언어(예: 미장센, 프레임, 테이크, 앵글 등)에 대한 이해, 상징과 은유와 같은 콘텐츠를 의미하고, 후자는 영화를 교보재로 사용하여 다양한 교과 영역에서 이해와 흥미를 유발하기 위해 사용되는 경우를 의미한다[10]. 본 논문에서 무게를 둔 부분은 후자이나, 분석과 비평의 과정에서 샷, 앵글, 이미지와 상징, 의상 등에 대한 토론이 이루어지는 일도 있다. 또 다른 개념으로 학교 영화교육이 있는데 이는 초중등학교에서 선택교과, 재량활동, 특별활동으로 수행되는 학교 영화교육은 본 연구의 대상에서 제외한다.

유럽의 온라인 교육 플랫폼인 School Education Gateway(2017)에 따르면 영화리터러시가 포함하는 범위는 1) 영화에 대한 이해, 2) 영화를 선별하는 능력, 3) 비판적으로 영화를 감상하고 영화의 내용이나 촬영기법을 분석하는 능력, 4) 영화의 언어를 가공하고 기술자원을 이용하여 새로운 영상을 만드는 능력의 4가지라고 한다[11]. 이아람찬(2019)은 아래 그림과 같이 디지털 리터러시와 미디어 리터러시를 부분적으로 포함한다고 정의하였다[9]. 즉, 영화를 포함한 다양한 매체를 비판적으로 이해하고 감상하며 의사소통에 참여하는 능력과 디지털 기기를 활용하여 이를 가공하는 능력이 요구된다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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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리터러시 관계도

2. 영화리터러시와 영어교육

정의와 범위를 통해 알 수 있듯이 영화리터러시는 디지털, 미디어 리터러시와 분리해서 보기 어렵다. 영어학습에서 이와 관련된 선행연구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이지현(2019)은 영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과 원작소설을 이용한 대학교 교양 영어 수업에서 학생들에게 다양한 미디어의 형태로 해리포터에 관련된 자유 주제의 발표를 시켰는데, 학생들의 관점과 소개방식이 다양했다고 한다. 영화 속에 등장한 마법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마법 주문들의 어원과 의미를 집중적으로 분석하며 영어를 접하게 되거나, 스토리를 직접 만들어 마법을 이용해 해결하는 과정을 자막을 넣어 발표하거나, 직접 연기를 한 영상을 제작하고, 의상을 준비하여 코스플레이를 통해 몰입을 높여주는 등의 다양한 결과물로 수업 만족도가 높았다고 한다[12]. 이 연준(2019)은 미디어 리터러시 함양을 위한 수업방법으로 영화 캡틴 아메리카를 이용하여, 학생들에게 영화 내용에 관한 질문을 던지고, 영화 속에서 답을 서로 찾아 공유하고 발표하게 하였다. 마지막으로는 학생들이 영어 콘텐츠를 만들어 소셜 미디어에 올리는 활동을 하였는데, 학생들이 만든 콘텐츠의 주제는 캡틴 아메리카와 배트맨이 싸우면 누가 이길 것인가의 주제였다고 한다[13]. 이러한 주제는 단순히 캐릭터에 대한 질문으로 보이지만, 미국의 만화 시장의 양대 산맥인 DC 코믹스와 마블 코믹스라는 대형 스튜디오의 세계관에 대한 이해가 뒷받침되어야 한다. 이 연구결과를 통해 영화를 활용한 수업에서는 내용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영화 내용에 대한 질문은 곧 호기심으로 연결되며, 답을 하기 위해 조사하고 공유하는 가운데 영화에 대한 이해와 몰입도가 높아질 뿐만 아니라 관련된 영어자료를 접함으로써 우연적 어휘 학습(incidental vocabulary learning)이 일어나 의식하지 못한 채로 언어를 배울 수 있다. Cho 와 Johnson (2020)[14] 은고등학생들을 대상으로 영화 블랙팬서와 닥터 스트레인지를 이용하여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을 하였는데, 학생들은 영화 속에 나타난 인종차별과 성차별 문제, 청소년 흡연 문제, 국제결혼 문제 등 다양한 문제를 다각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자신의 경험과 연관 지어 여러 가지 미디어를 활용해 발표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다수의 영화나 미디어가 영어로 제작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어교실에서 미디어 리터러시 교육에 관한 연구가 많지 않으며, 입시 위주의 영어 수업을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하였다. Gormez(2018)[15]는 터키의 예비교사를 대상으로 만화영화를 활용하여 미디어 리터러시 수업을 한 결과, 수업 전에 피상적으로만 알고 있던 부분과 비판의 과정 없이 내용을 받아들이던 태도에서 더 분석적이고 질문을 던지고 호기심을 갖는 태도로 바뀌었다고 하였다. Liu (2019)[16]는 중국 고등학교에 영어 상급자를 대상으로 바이러스와 인간복제를 다룬 SF영화 나는 전설이다와 블레이드 러너를 이용해 영어 토론과 발표를 시켰는데, 학생들의 주제는 토론이 거듭할수록 유전공학이나 환경문제까지 확장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또한, 학생들은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함께 찾아가는 과정에서 각자가 알고 있는 소설, 다큐멘터리, 기타 영화에서 얻은 지식을 동원했고, 처음에는 대학 입시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 같다며 회의적이었지만, 동료를 통해 배우며 지식과 사고가 확장되어 나감을 직접 느끼며 미래를 위해 필요한 과정임을 인정한다고 하였다.

기존 연구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미디어와 디지털 리터러시 함양을 위해 영화를 사용하는 것이 효과적이며, 학습자에게 질문을 던지고 생각해보고 관련 자료를 조사하며 발표를 통해 함께 의견을 교환하는 가운데 학생들이 적극적으로 수업에 참여한다는 점이다. 하지만 수업에 단점도 있었다. 공통으로 영어 수업에서 영어를 배우는 것 같지 않다는 학생들의 의견도 있었다[11]. 영화 속에 나오는 실용적인 표현이나 시험에 도움이 되는 유용한 표현을 배우고 싶어 한다[17]. 또 다른 어려움은 교수자가 교과 외에 해당 분야에 대한 방대한 지식이 있어야 학생들의 토론을 적극적으로 이끌고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점이다. 또한, 수업 주제별로 알맞은 영화나 콘텐츠를 선별하여 제공해주는 기관이나 자료가 존재하지 않아 교수자에게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선행연구를 보면 영화별로 수업 방법을 다르게 적용하고 있어서 정작 자신이 선호하는 영화를 가지고 어떻게 가르치고 학습해야 할지에 대해 일관성 있는 방법이 제시되고 있지 못하다.

이에 본 논문에서는 영화를 주 교재로 사용하는 영어 수업에 리터러시 능력과 더불어 영어 학습을 위해 공통으로 적용될 수 있는 수업모형을 제안하고자 한다. 선행연구를 통해 영화 영어교육에서 중점적으로 다루고 있는 언어, 문화, 토론 활동과 영국 BFI가 영화교육에서 핵심으로 제시하고 있는 3가지인 분석, 문화, 창의 (Critical, Cultural, Creative, 이하 3Cs)를 접목하여 수업 활동을 기획하고, 대학생을 대상으로 실시하여 선호도 조사를 하고자 한다.

III. 영화를 활용한 3Cs 수업 활동

1. 연구 참여자

서울에 소재한 4년제 사립대학의 선택 교양 영어 과목을 수강하는 405명의 학생이 연구 참여에 동의하고 설문에 응하였다. 필수 과목이 아니어서 학년과 전공에 상관없이 영화를 통한 영어 학습에 관심 있는 학생이 수강 신청을 했고, 학생들은 강의 계획서를 통해 사용할 영화와 활동에 대해 사전에 알고 있었다. 135명씩 총 3개의 분반 405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13주 동안 실시되었으며, 참여 학생의 정보는 아래 표와 같다.

표 1. 연구 참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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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교재 및 수업방법

교재는 애니메이션 온워드의 대본과 영화를 주교재로 사용하였다. 영화 온워드는 2020년 코로나 사태 때문에 한국 개봉일이 3개월 밀린 픽사의 22번째 애니메이션으로, 주인공이 16번째 생일날(sweet sixteen) 마법으로 아빠를 살리기 위해 여정을 떠나는 이야기다. 판타지 소설의 교본인 반지의 제왕과 해리포터 시리즈, 던전앤드래곤 게임, 마블 히어로 영화를 바탕으로 한 이스터 에그가 가득해 아는 만큼 영화를 이해하는 정도가 달라지는 묘미가 있다. 또한 소설, 오디오북, 팬픽이 있어서 같은 내용을 다양한 장르로 즐길 수 있어서 교재로 선정하였다.

영화 전체를 30장면으로 나누었고, 한 주 100분 수업에 2-3개의 장면을 학습하였다. 한 장면당 3Cs 활동을 하나씩 넣어 구성하였기 때문에 한 활동을 15번씩 수행한 셈이다.

중간고사와 기말고사를 제외하고 한 학기 13주를 기본으로 100분 수업에 2-3개의 장면(scene)을 다루게 되며, 한 장면은 5분 내외로 구성한다. 한 장면당 수업 절차는 다음과 같다.

첫째, 한글자막을 띄우고 5분 내외의 장면을 함께 시청한다. 한글자막을 사용하는 이유는 영어 이전에 내용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둘째, 학생들에게 영어 대본을 훑어보면서 궁금한 것이나 눈에 띄는 표현이 있는지 고르게 한다. 셋째, Critical, Cultural, Creative 영역에서 한 가지씩 골라 설명한다. Critical(분석) 영역은 문법이나 독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고, 담화 구조에 대한 분석이나 대화 능력 (Brown, 2016)[18], 즉 대화를 시작하는 방식, 말 주고받기, 대화 지속하기, 고쳐 말하기, 회피의 방식, 그리고 대화 종료가 어떻게 이루어졌는지를 함께 살펴보는 것이다. 또한, 요즘의 영화는 소설, 유튜브, 팬픽, 웹툰, 드라마의 다양한 형태로도 나오기 때문에 같은 장면이 어떻게 영어로 표현되었는지를 분석해 보는 것에 초점을 맞춘다. Cultural(문화) 영역에서는 영화를 보면서 우리나라 문화에서 생소한 것, 없는 것, 비교할 만한 것을 설명한다. 해당 문화에 상응하는 우리나라 문화를 생각해보면서 자연스럽게 번역해 보는 활동으로 이어간다. Creative(창의) 영역은 배운 것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하는 동영상을 찍거나, 내가 새롭게 갖게 된 관점에 대한 영화 리뷰를 글 혹은 영상으로 제작하는 단계이다. 교실 내에서는 자막 바꾸기를 실시하여 학생들이 만든 자막으로 영화를 보는 방법이 있다. 넷째, 활동이 끝나면 영화 장면을 다시 본다. 영어의 난이도에 따라 영어자막을 켜거나, 학생들이 직접 만든 한글자막을 영어자막과 동시에 띄워 통합자막으로 보거나, 무자막으로 시청한다. 다섯째, 설문 조사를 통해 내가 오늘 배운 것, 설명이 더 필요한 것 등을 정리하는 시간을 갖는다. 3Cs 활동으로는 각각의 영역에서 구체적인 영화 예시와 함께 2가지씩만 소개하면 다음과 같다.

3. Critical Aspect

BFI는 영화교육에서 비판적 측면에 대한 지도를 권고하며 영화를 더 잘 이해하고, 분석하며 영화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써야 한다고 제안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수업 활동에 대한 언급은 없다. 본 연구에서는 영어교육을 위해서 비판적인 대본 읽기를 제안한다. 대화 분석을 통해 대화의 구조를 파악하고, 원작소설과의 비교를 통해 문어체가 어떻게 구어체로 변경되었는지 등을 살펴보며 언어 자체에 관심을 기울이게 하는 방법이다.

3.1 대화 분석

일상에서 많이 쓰이는 실용적인 표현을 골라 정리하고 암기하는 방법은 기존 전통적인 영어학습법과 다를 바가 없다. 문장 단위가 아닌 담화(discourse)단위로 진정성 있는 대화 구조를 분석해보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다. 가장 흔한 small talk은 모든 영화에서 등장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화 온워드(Scanlon, 2020)[19]의 한 장면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1) Gaxton: Hey! Go Griffins!

2) Ian: What?

3) Gaxton: You go to Willowdale College?

4) Ian: Oh, no. This was my dad's.

Gaxton과 Ian은 서로 모르는 사이다. 문장 1) 에서객스턴은 이안이 입고 있던 후드티에 그리핀이라는 상상의 동물이 그려져 있는 것을 보고 윌로우데일 대학 학생이라고 추측하고 먼저 말을 건다. 문장 1)에서 'go' 가 '화이팅'이라는 뜻으로 쓰였다는 설명보다는 small talk은 낯선 사람에게도 먼저 말을 걸면서 시작이 되며, 위의 대화처럼 자신이 아는 정보를 전달하며 대화가 시작된다는 사실에 주목(noticing)하게 한다. 그 외에도 복장, 날씨에 대해 가벼운 이야기를 하기도 하고 서로 아는 사이일 경우에는 아래 대화처럼 칭찬하여 대화의 분위기를 좋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는 것을 기억하게 한다.

1) Monica: Hey!

2) Will: Happy Thanksgiving.

3) Monica: Ah, thanks. God, Will, I’m so glad that you came! You look great! You must’ve lost like...

4) Will: One hundred and fifty pounds. (프렌즈, Halvorson, 2001)[20]

1)에서 'Hey'가 누군가를 부르는 것뿐만 아니라, 아는 사이든 모르는 사이든 가볍게 던질 수 있는 인사이며, 2)처럼 특별한 날에 인사하는 법과 3)과 같이 칭찬하여 상대방의 기분을 좋게 해주고, 4)처럼 대답한 것은 상대방의 말을 자르는 것이 아니라 친한 사이에서 이심전심 통하듯이 말을 마무리 지어주는 것(finishing sentences)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small talk뿐만 아니라 제안, 초대, 사과, 거절 등의 다양한 영화 대사를 보며 대화의 구조, 대화 이어가기, 종료하기[18] 등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를 분석한다. 문법적으로 완벽한 문장을 만드는 것보다 대화의 턴을 받아 적절한 시간 내에 턴을 수행하는 훌륭한 대화자가 될 수 있다.

3.2 원작소설과 비교

원작소설이나 원작 동화를 이용하여 제작된 영화들은 시나리오도 탄탄하고, 작품성이나 인기가 어느 정도 검증된 경우가 많다. 반대로 흥행한 영화가 소설로 나오는 경우도 있어서 이제는 원작 영상이라는 용어도 사용한다. 제작자 입장에서는 새롭게 내용을 만들어내지 않아도 되고, 관객 입장에서는 글로 읽은 내용이 영상으로 어떻게 구현되었는지 궁금하여서 극장을 찾게 된다. 향후에도 원작영화와 원작 영상의 추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유튜브나 오디오북을 통해 원작소설을 읽어주거나, 작품 리뷰 동영상, 소설과 영화를 비교한 리뷰 동영상 등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미 학습자는 여러 가지 미디어를 넘나드는 이러한 트랜스 미디어를 통해 콘텐츠를 다양한 경로로 접근하고 있다[21][22]. 이를 이용하여 학생들에게 소설과 영화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영어로 작성하게 하는 활동을 시킨다. 비교할 수 있는 항목이 분명하지 않은 경우에는 아래 그림과 같이 정해주는 방법도 있다. 기본적으로 공통으로 사용할 수 있는 항목은 1) 시대적, 공간적 배경, 2) 캐릭터 외모와 성격, 3) 장르, 4) 서술방식이나 시점, 5) 내가 선호하는 작품과 이유 정도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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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장면당 수업 절차

원작과의 비교를 통해 학습자들은 영화에서 배운 표현을 다양한 매체를 통해 접하게 되므로 반복적인 학습을 할 수 있고, 공통점과 차이점을 찾으려는 목표를 가지고 읽게 되므로 집중적 읽기가 가능하다. 이러한 활동은 앞으로 다른 원작 영상과 원작소설을 볼 때 단순히 감상만 하는 것이 아니라 관점을 가지고 분석하는 습관을 키우는 데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다.

4. Cultural Aspect

문화와 언어는 불가분의 관계이며, 문화는 언어라는 수단을 통해 표현된다. 영어 학습뿐만 아니라 영어권 문화와 우리나라 문화에 대한 비교를 통해 문화에 대한 이해를 넓힐 수 있다. BFI는 문화적 측면을 발견하고 탐험하도록 제안하고 있는데, 본 논문에서 소개하는 활동은 문화를 담고 있는 단어나 표현을 고르고 조사해보는 활동과 문화간 차이에서 오는 표현에 대한 번역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지를 고민해보는 것이다.

4.1 문화단어

우선 한글자막으로 된 영상을 본 다음, 학생들에게 영어 대본을 읽고 설명이 필요한 단어나 자막에 나타나지 않은 표현을 찾게 한다. 보통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는데, 학생들이 찾은 단어와 교사가 찾은 단어를 비교해 본다. 이 과정을 통해 자신이 학습해야 할 표현을 직접 고르는 훈련을 자연스럽게 할 수 있다.

아래 예문은 라라랜드에서 나온 부분인데 자막에서는 ‘허황된 꿈’으로 나왔으나 실제 대본에는 ‘a pipe dream’이라고 나온다. 여기서 pipe는 아편 흡연자의 파이프를 의미하며, 약에 취해서 꾸는 비현실적이고 터무니없는 계획을 의미하는 단어이다.

Mia: Maybe I’m one of those people that has always wanted to do it, but it’s like a pipe dream for me. (라라랜드, Chazelle, 2016)[23]

이 표현은 2019년 영어 중등교사 임용시험에도 출제될 정도로 자주 쓰이는 단어이지만, 학생들은 이 단어가 어느 정도 자주 쓰이는지, 외울만한 가치가 있는지 판단하고 싶어 한다. 영화, 드라마 대사, 노래 가사에서 해당 단어가 쓰이는 경우를 모두 찾아주는 사이트[24] 를 알려주고, 여러 상황에서 사용된 예시를 보여준다. 그리고 표현이 사용된 빈도를 보고 학습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도움을 주어 장차 자율적 학습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 좋다.

4.2 번역과 오역

영어와 한국어 단어의 표현 차이로 일대일 대응에 해당하는 번역을 하기 쉽지 않다. 일부는 문화 차이에서 기인하게 되는데, 영어에 해당하는 단어가 한국어에 없는 경우나 문화에 대한 깊은 이해 없이 번역되는 경우에 발생하기도 한다. 예를 들면 미국대학의 ‘Greek life’를 이해하지 못하면 ‘그리스 생활’로 직역된다. 남학생 모임(Fraternity) 혹은 여학생 모임(Sorority)과 같은 미국의 독특한 동아리 문화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동아리 활동’으로 의역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영어 대본을 보면서 영상의 자막과 비교했을 때 번역이 생략된 부분 찾기, 영어단어와 다르게 된 부분 찾기, 학생들이 자주 사용하는 용어로 번역하기, 오역 찾기 활동을 진행한다. 예를 들면 아래의 대사는 영화 트랜스포머 4에서 나온 것으로 ‘언젠가는 독살시키겠어’로축소번역이 되었다.

I swear to God I am one diaper change away from poisoning his oatmeal. (트랜스포머 4, Bay, 2014)[25]

번역이 축소된 이유는 영상 자막에는 한 화면에 들어가는 물리적인 글자 수의 제한이 있고, 모든 단어를 번역하는 것이 자막을 이해하는데 오히려 방해되기 때문이다. 학생들에게 자신의 언어로 대사를 번역해 보게 시켜보면, 영화와 다르게 번역하려고 노력하는 가운데 ‘diaper change’는 치매 노인의 기저귀를 교환하는 것을 의미하고, 영어권 국가에서 아침 식사로 자주 먹는 것이 오트밀임을 알게 된다.

오역은 자주 발견되는 부분이 아니기는 하나, 마블시네마틱 유니버스(MCU) 오역 사건들에 관한 기사 등과 같이 종종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영화의 흐름과 캐릭터에 대한 이해가 잘 되어있지 않으면 문맥상 오역을 범하기가 쉬운데, 학생들이 번역 활동을 통해 발견한 오역과 제대로 된 번역을 예로 들면 다음과 같다.

1) Oh, for crying out loud: 크게 말해보세요. → 오, 맙소사

2) Coolness enhancement complete: 완벽을 향한 도전 끝! → 멋지게 색칠하기 완료!

3) Here’s the skinny. 여기에 말라깽이가 있군. → 우리의 비밀계획은 이러하네.

(하늘에서 음식이 내린다면, Lord, 2009)[26]

5. Creative Aspect

창작 영역은 영화의 내용을 바탕으로 새로운 글이나 영상을 제작해보는 것을 포함한다. 영어 수업에서 영상물 제작에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되면 영어 학습이라는 본질과 멀어지기 때문에, 여기에서는 영화 대사를 이용한 무비 리뷰 작성과 한글 자막을 새롭게 구성해 보는 비교적 간단한 창작 활동을 제안한다.

5.1 무비 리뷰

기존 연구들을 통해 영화 비평문을 쓰는 것이 학습자에게 긍정적인 효과가 있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27]. 비평문의 형식과 내용구성을 지도하는 측면에서는 효과적이겠지만, 이미 온라인상에 수많은 영화 리뷰들이 존재하기 때문에 새로운 글을 쓰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또한, 영화의 대본을 공부하며 알게 된 것과 접목하기 위해서는 주제를 다음과 같이 좁혀서 제시하는 것이 좋다. 예시로 영어 대사 10개 정도를 근거로 제시하도록 요구한다.

● 이 영화를 한 번도 보지 않은 사람에게 대사와 함께 소개하기

● 주인공의 성장 과정, 변화과정을 잘 보여주는 대사를 고르고 설명하기

● 영어 학습 측면에서 이 영화의 묘미는 무엇인지 예시와 함께 설명하기

● 이 영화의 감상 포인트를 대사를 예로 들어 설명하기

● 자신이 생각하는 명장면을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기

학습자들은 자신의 언어 실력, 세상 지식, 경험, 선호도에 따라 영화를 다양하게 이해하고 받아들인다. 단순히 영화의 명대사(movie quote) 하나를 고르게 하거나, 줄거리를 요약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주제에 관련된 명대사를 고르고, 선정한 이유와 함께 제시하게 하는 것은 영화를 총체적으로 이해하는지도 가늠해 볼 수 있고, 해당 문장을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지도 파악할 수 있다.

다음은 영화 업(Up, 2009)[28]을 본 학생들에게 이 영화의 감상 포인트를 10개의 영화 대사와 함께 작성하라는 주제에 대한 4명 학생의 리포트 서문이다.

(1)‘진정한 모험은 무엇인가?’ 이 질문의 답을 영화 ‘UP’은 ‘모험은 어디에나 있다(Adventure is out there)’라고 엘리 할머니를 통해 답하고 있다.

(2)이 영화의 핵심은 ‘욕망을 버려라’이다. 욕망은 곧 집착이고 증오다. 이 영화에서 '집'이라는 존재는 욕망을 나타낸다. “Tell your boss over there that you boys are ruining our house(상사한테 너희가 우리 집을 망치고 있다고 전해)”라는 구절에서 칼은 앨리와의 평생의 추억을 간직한 집에 대해 집착을 보임을 알 수 있다.

(3)“Thank you for the adventure. Now go have a new one.(그동안의 모험 고마웠어요, 이제 새로운 모험을 떠나세요)" 우리가 떠안고 가는 것은 생전의 '미련'이 아니라 '그리움'이다. 애니메이션 영화 Up을 보고 난 후 가장 먼저 든 생각이다.

(4)업의 등장인물들의 성격을 생각해보니 그들은 무모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 영화의 감상 포인트를 ‘무모함’이라고 정하고 싶습니다. “So long boys! I’ll send you a postcard from Paradise Falls!” 어느 날 갑자기 집을 하늘 위로 띄워 파라다이스 폭포로 날아가 버린 Carl.

같은 영화로 같은 부분을 학습했지만, 학생마다 진정한 모험의 의미, 욕망과 집착에 관한 이야기, 그리움에 관한 이야기, 무모한 인물들의 이야기로 다양하게 해석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무비 리뷰는 영화 전체에 관한 내용이 아니더라도, 해당 주에 학습한 장면을 보며 느낀 점이나 깨달은 점을 10문장 내외로 쓰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 복습도 되고 여러 개의 무비 리뷰를 통합하여 전체 영화에 대한 리뷰를 쓰는 데도 도움을 줄 수 있다.

제출 후에는 학생들의 글을 온라인 게시판에 올려 다른 사람 글에 코멘트를 달게 한다. 청중이 교사 한 명일 때보다 여러 명일 때 더 책임감을 느끼고 작성하기 때문이다.

5.2 자막 바꾸기

영화 자막 파일의 확장자는 smi나 srt로 이루어져 있는데 메모장이나 워드 패드 프로그램으로 파일을 열어 쉽게 내용을 수정할 수 있다. 학생들에게 장면을 정해주고,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으로 자막을 수정하게 한다. 직접 수정한 자막 파일을 이용해 전체 학생들과 같이 영화를 감상해보고, 자막을 변경한 부분과 이유에 대해 발표하게 한다. 발표 후에는 전체 학생과 함께 변경한 자막이 자연스럽고 타당한지를 논의하는 시간을 갖게 한다.

자막을 변경한다는 것은 단순히 텍스트를 수정하는 것이 아니다. 아래 그림은 영화 온워드에 일부로 경찰관이 부모가 되는 건 어려운 일이라면서 자신도 같은 고민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장면이다. 영어 대본에는 “My girlfriend's daughter got me pulling my hair out, okay?”라고 되어 있고 “나도 애인 딸 때문에 미치고 팔짝 뛰거든”이라는 우리말 번역이 달려있다. 학생들은 ‘pull my hair out’이 어떤 의미가 있는지 찾아보면서 우리말 번역의 의미를 더 잘 이해하게 될 뿐만 아니라,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표현 중에 고민하면서 ‘머리에 쥐가 난다’라는 번역으로 수정하였다. 기존에 있던 ‘hair’의 번역을 넣어서 자막과 번역의 간극을 줄이 고자 노력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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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3. 기존 자막(좌)과 수정 자막(우)

또한, 이 말을 한 경찰관은 여성인데 ‘자신의 여자친구의 딸’이라는 말이 ‘애인’으로 번역된 것에 의문을 갖게 된다. 그리고 경찰관의 목소리 배우를 맡은 리나 웨이스(Lena Waithe)가 레즈비언이라는 사실, ‘my girlfriend’를 넣게 해달라고 직접 요청한 사실, 그리고 이 한 단어로 인해 중동 국가에서는 영화 상영이 금지된 사실까지도 알게 된다. 하나의 문장을 교사가 설명해주면 시간을 단축할 수 있겠지만, 학생들은 이 과정을 통해 영어자막을 직접 보는 것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고, 비판적인 시각을 갖고 번역을 바라보게 되며, 훨씬 깊이 있게 해당 장면을 이해할 수 있다.

IV. 수업 적용 결과

위의 수업 활동 모형을 서울에 소재한 대학교 교양 영어 수업에 적용하고, 학기 마지막 날에 학생들에게 각 활동의 선호도에 대해 설문을 하였다. 학생들에게 객관적인 의견을 묻기 위해 익명 설문 조사를 하였으며 그 결과는 다음 표와 같다.

표 2. 활동별 선호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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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호도가 높은 순서로 나열하면 문화, 분석, 창의 영역의 활동이었다. 영역별 세부 결과를 보면, 문화단어는 82.2%의 학생이 선호한다고 하였고, 번역과 오역은 80.7%를 차지했다. 새로운 문화를 알게 되고, 우리나라 문화와 비교하면서 우리 문화를 더 잘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학생들이 가장 좋아했다고 볼 수 있다. 이런 문화를 반영하여 자신만의 번역을 만들어보는 과정도 좋은 호응을 얻었다. 이숙현과 강문구(2019)는 감독은 문화적 요소를 이용하여 관객에게 특별함을 전달하고, 관객은 숨겨진 이스터 에그라는 문화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즐거움을 느낀다고 했는데[29], 이와 마찬가지로 교실에서도 학생들이 수동적으로 영화를 감상하는 태도를 넘어 호기심을 갖고 영화의 요소들을 찾아본 것을 가장 좋았다고 응답하였다.

그 다음 분석 영역에서는 대화 분석 활동을 75.5%의 학생이 선호하였고, 원작소설과의 비교는 45.2%로 절반에 미치지 못했다. 그동안 실용적인 표현을 암기하고 정확한 문장 발화를 위해 문법을 학습하며 영어에 흥미를 잃은 학생들이 자신감을 어느 정도 회복했다고 판단된다. 완벽한 문장으로 어떻게(how) 말할까를 고민하며 영어 대화에서 머뭇거리던 학생들은 대화 분석을 통해 무엇을(what) 말할 것인가에 대해 고민을 하게 되고, 적절한 시간 내에 답을 하며 대화의 턴을 이어가는 활동을 통해 대화를 바라보는 것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갖게 되고, 자신감과 흥미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원작소설과의 비교에 대해 선호도가 높지 않은 이유를 생각해보면, 애니메이션이라고 해도 생각보다 영화 대본이 쉽지 않은 데다, 소설은 긴 문어체의 영어문장으로 되어있어 어렵게 느껴지고, 읽어야 할 분량이 많아 부담된 것으로 보인다.

창의 영역은 무비 리뷰 작성을 선호한다고 응답한 학생이 58.5%, 자막변경은 43%로 가장 낮은 선호도를 보였다. 이는 기존 학습방식이 이해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결과물을 생산해내는 리터러시 능력함양과는 거리가 멀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무비 리뷰의 경우는 자신만의 관점을 가지고 영화를 소개하는 것이라 거부감이 크지 않았지만, 자막변경은 자막을 변경하는 프로그램을 다루고, 자막 수정에 필요한 능력까지 요구하는 점을 과하다고 느낀 것으로 보인다. 문화 영역에서 번역과 오역하는 활동은 가장 선호한 활동 중 하나인데, 거기에 추가로 자막 프로그램을 활용해야 하고, 자막 내에 글자 수 제한과 같은 요소들이 더해진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V. 결론

코로나19의 장기화와 더불어 넷플릭스, 왓챠와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이 확산하며 영화를 시청하는 시간이 늘어났다. 언어학습 측면에서 영화의 장점은 실용적인 언어뿐만 아니라 내용 측면에서도 진정성 있는 영어자료가 풍부하며[30], 문맥 속에서 영어를 학습을 가능하게 하고, 영화를 이용하여 공손한 언어와 같은 특정 표현을 배우기도 한다는 점[31]에서 큰 인기를 얻고 있다. 하지만 영화별로 교수 방법이 다르고, 교육용 목적으로 제작되지 않은 까닭에 수업용으로영화를 가공하여 교실에서 사용하는데 어려움이 있다[32].

이에 본 논문에서는, 영화를 이용하여 영어교실에 공통으로 적용해볼 수 있는 수업 활동을 제안하였다. 기존 선행연구에서 영화별로 나누어져 있던 영화를 이용한 언어, 문화, 토론과 글쓰기 수업을 기반으로 영국 BFI가 영화 리터러시 교육을 위해 권고한 3Cs(분석, 문화, 창의) 영역으로 나누어 총 6가지를 제안하였다. 언어 규칙과 기계적 암기식의 영어 학습에서 벗어나 영화 자체에 대한 이해, 내용과 자막, 대본을 비판적으로 보고하고 분석하는 능력, 새로운 결과물을 만드는 능력을 모두 아우르는 영화리터러시 능력함양을 위한 수업 방안을 고려하여 대화 분석, 원작소설과 비교, 문화단어학습, 번역과 오역, 무비 리뷰 마지막으로 자막 바꾸기 활동을 제안하였다. 그리고 제안한 수업 활동을 대학생 405명을 대상으로 1주에 100분씩 13주 동안, 영화 온 워드를 이용해 수업한 결과 학생들이 가장 선호한 활동은 문화, 분석, 창의 순으로 나타났다. 새로운 문화를 학습하고 그 과정에서 우리나라 문화를 더 잘 알게 되고, 영화를 더 깊이 이해하게 된 점을 가장 좋다고 응답했다.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한 교육적 시사점은 다음과 같다. 첫째, 기존 영어교재와 달리 문화에 대한 학습이 가능하다는 것이 영화의 큰 장점이라는 것을 확인하였다. 따라서 이를 간과한 채 언어학습에만 초점을 두고 지도하거나, 영어교실에서 문화만 중점적으로 가르치는 등 문화와 언어의 균형이 깨지게 되면 학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할 것이다. 언어학습에 도움이 되는 문화 지도가 필요하다. 둘째, 프로그램을 이용하고, 물리적인 글자 수에 제한을 지키며 자막을 변경하여 나만의 자막을 만드는 활동과 원작소설과의 비교하는 활동의 선호도는 절반을 넘지 못했다. 일견 디지털 네이티브인 현재 학생들은 디지털 기기를 잘 다룰 것이라 여기고 영상 제작 과제를 사전에 명확한 지도와 안내 없이 부여하는 것은 지양해야 한다. 학생들은 영어 학습에서 벗어나는 과제라고 판단되면 부담을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추후 수업 활동을 구성할 때, 디지털 영역의 진입장벽이 높지 않게 구성해야 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학습자 스스로 찾아보는 자료가 아니라 교사가 학습에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해 지나치게 많은 양의 추가 입력(input) 자료를 제공하는 것도 역시 지양해야 할 점이다.

번역과 오역을 찾아내는 과정에서 많은 반복 학습이 일어났고, 관련된 자료를 찾아보는 과정에서 우연적 어휘학습도 일어났을 것으로 예상하는 바, 후속 연구를 통해 영화리터러시 함양을 위한 활동과 언어발달과의 관계를 알아볼 필요가 있겠다. 본 연구가 영화를 활용한 영어 수업을 망설이고 있는 선생님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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