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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dentifying Characteristics of Korean Language Learners Enrolled in University-attached Lifelong Learning Institutions in Hong Kong

홍콩의 한국어 학습자 특성 연구 - 홍콩의 대학 부설 평생교육기관 학습자를 대상으로

  • 이현주 (숙명여자대학교 인력개발정책학과) ;
  • 이영민 (숙명여자대학교 행정학과)
  • Received : 2021.11.23
  • Accepted : 2022.01.07
  • Published : 2022.01.28

Abstract

This study aims to understand the characteristics of Korean language learners and propose appropriate teaching plans for them through a focus group interview with Korean language instructors who had experience in teaching Korean at university-attached institutions in Hong Kong. For this purpose, the investigator interviewed ten instructors who taught Korean for at least five years. Korean language learners in Hong Kong who were in their twenties, but there were diverse age groups, including those in their fifties or older. Their motivations for learning Korean included the Korean Wave and the influence of support from the Continuing Education Fund by the Hong Kong government. Korean language learners in Hong Kong were characterized by active learning desire and effort, continuous learning intention, passive performance in speaking, and sensitivity to the disclosure of private information. Based on these findings, the study proposes to devise teaching and learning methods based on various age groups in a class and teaching methods for speaking that reflect the characteristics of Korean language learners in Hong Kong to teach Korean more effectively. The study is significant as a field study that examines the learning motivations, learning attitudes, and difficulties with Korean study of Korean language learners based on an unprecedented survey of the characteristics of common local Korean learners in Hong Kong.

본 연구의 목적은 홍콩의 대학 부설 평생교육기관에서 한국어 수업을 듣는 학습자들을 가르친 경험이 있는 한국어 강사들을 대상으로 포커스 그룹 인터뷰를 실시하여 그들을 가르치면서 알게 된 홍콩 학습자의 특성을 파악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홍콩의 한국어 학습자들에게 적합한 교수 방안을 모색하고자 한다. 이를 위해 최소 5년 이상 한국어를 가르친 경험이 있는 강사 10명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하였다. 연령별 홍콩 한국어 학습자의 특성으로는 20대가 가장 많았지만, 50대 이상도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는 등 연령층이 다양했다는 점이다. 한국어 학습의 동기 부여에 한류, 홍콩 정부의 평생 교육 보조금 지원의 영향이 컸다. 홍콩 학습자들의 특성은 적극적인 학습 욕구와 노력, 지속적인 학습 의도, 말하기에서 소극적인 참여와 절제, 개인 정보 공개에 민감함 등이었다. 이러한 결과를 바탕으로 한국어를 효과적으로 가르치기 위해서는 한 반에서 다양한 연령층을 고려한 교수 학습 방법이 필요하다는 점과 홍콩 한국어 학습자들의 특성이 반영된 말하기 교수 방법이 마련되어야 한다는 점을 제언하였다. 본 연구의 의의는, 홍콩에서 그동안 파악되지 않았던 현지의 홍콩 한국어 일반 학습자들의 특성 분석을 통해, 학습 동기, 학습 태도, 한국어 학습을 할 때 어려워하는 점을 확인한 현장 연구라는 것이다.

Keywords

I. 서론

홍콩은 중국어권이지만, 보통화가 아닌 광둥어가 제1 언어다. 간체자를 사용하는 보통화와 번체자를 사용하는 광둥어는 서로 성조와 발음이 달라서, 같은 중국어권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다르다[1]. 그러므로 중국어권이라고 할지라도, 광둥어를 모국어로 하는 홍콩 학습자와 보통화를 모국어로 사용하는 중국 학습자에 대한 한국어 교수법을 구별할 필요가 있다[2]. 또한, 홍콩은 영국 식민지의 영향으로 영어가 공공기관에서 사용된다는 점에서 중국과 또 다른 언어적인 배경을 갖는다. 이에 홍콩과 중국의 한국어 교육을 분리해서 살펴볼 필요가 있다.

홍콩에서 외국어로서의 한국어 교육은 1990년대에 시작되었고[3] 1, 2010년 이후 활성화되었다. 홍콩은 다른 지역에 비해 한국어 교육의 역사는 길지 않지만, 지속적으로 한국어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홍콩의 경우, 한국어 능력 시험인 토픽(TOPIK) 지원자가 2009년에는 600명이었는데, 2011년에 1, 205명, 2012년 1, 518명, 2015년에는 2009년 대비하여 약 5 배 증가하여 총 3, 155명이었다. 특히, 2014년 홍콩에서는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영향으로 한국어 학습자의 증가가 가속화되었다[4]. 이러한 추세로 인해 홍콩에서 연 2회 시행되던 토픽 시험은 2015년부터 연 4회로 확대되었다. 이는 홍콩 내 한국어에 대한 높은 관심과 한국어 학습자가 증가하였음을 보여주는 근거가 된다.

표 1. 홍콩 토픽(TOPIK) 지원자 수 현황(2009-2019) (단위: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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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주홍콩 한국문화원 자료 재구성(2020.10)

2019년 기준 홍콩 인구 약 750만 명 중2, 약 3, 093 명이 토픽 시험에 지원했는데 이는 인구 약 만 명당 4.1명이 한국어 능력 시험을 본 셈이다3. 이 기록은 2015년 인구 만 명당 2.6명으로 토픽 지원자 거의 세계 1위를 기록하였던 대만의 기록보다 높은 수치이다 [5]. 즉 전체적인 토픽 지원자 수는 다른 지역이 홍콩보다 많지만, 인구밀도 비율로 환산하면 홍콩이 다른 나라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한국어 학습자를 보유하고 있다. 이러한 홍콩 내 한국어 교육 양적 팽창에 맞추어 교육의 질적인 향상을 위해 더욱 노력해야 한다.

한국어 교육은 지역별 특성에 맞게 교육 과정을 개발·운영해야 한다[6]. 지금까지 중국어권 학습자에 대한 연구들은 많았고, 프랑스, 아랍 지역, 미국, 말레이시아 등지에서는 학습자 특성, 학습 전략 등의 연구가 진행되면서, 그 지역 특성에 맞게 그것을 기초로 하여 학습자 교육 방안 등이 제시되어 왔다[7-11]. 거기에 비해 홍콩 학습자에 대한 연구는 미미하였다.

홍콩의 한국어 학습 환경은 한국과는 다르게, 대규모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고 주로 강의 중심으로 이루어지며[12], 일주일에 한번 정도4로 진행되기에 학습자들의 한국어 신장 속도는 더딜 수밖에 없는 구조다. 그러므로 홍콩의 학습자의 특성을 파악하여 이들에게 효율적인 한국어 교수법과 학습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 본 연구는 홍콩의 대학 부설 평생교육 기관에서 한국어 학습자를 가르친 경험이 풍부한 강사들을 대상으로 포커스 그룹 인터뷰5를 실시하여 홍콩의 한국어 학습자들의 특성과 성향을 파악한 후, 그들에게 맞는 효율적인 교수 방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II. 선행 연구

강승혜(2005)는 한국어 교육은 학습자 요구 분석을 토대로 한 교수 및 학습 교육 과정 설계를 수행하는 방식으로 연구가 이루어진다고 하였다[14]. 이진경(2019) 은 한국어 교육 현장에서는 학습자 특성을 분석하고 그에 적합한 교육이 진행되어야 한다고 하였다[15]. 즉, 교육 방안은 학습자의 특성을 토대로 모색되어야 한다.

홍콩에서 진행되는 외국어로서의 한국어/한국학 교육에 대한 선행연구를 살펴보았다. 첫째, 홍콩 한국어/ 한국학의 현황들에 대한 연구들이 있었다[16-18]. Kang Kim(2010)은 한국어/한국학 전공이 개설되기 전 한국어/한국학 발전을 위한 홍콩에서의 초반기의 연구로 간주된다. 이 연구는 1998년부터 약 10년간의 홍콩 내 한국어 교육에 관한 연구로 부학사 과정 (Associate Degree)한국어과정에 초점을 두었다. 이 연구에서는 한류 덕분에 홍콩 사람들에게 한국의 이미지가 크게 개선된 것을 볼 수 있다. 또한 한국학이나 한국 주요 프로그램을 발전시키기 위해서는 학생들에게더 많은 취업 기회를 제공해야 하며, 그러기 위해서 홍콩의 한국 기업들과 협력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하였다[16].

오선영(2014)은 홍콩의 교육제도 변화와 한국어 현황을 개괄적으로 보여주고, 홍콩 학습자들에게 맞는 교과 개발의 필요성과 우수 교원의 확충, 한국어/한국학 전공생들의 취업 연계 필요성을 언급하였다[17]. 오선영은 현지 교원의 부족함을 메우기 위해 워킹 홀리데이 학생들에게 한국어 교사로서의 기회를 부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하였지만, 워킹 홀리데이 비자는 6개월 채용 규정이므로, 한국어 교사로서 일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6 김선아(2017)는 홍콩의 4년제 학부 과정에서 이루어지는 한국어 문화 교육의 현황을 중점적으로 설명하였다[18].

둘째, 홍콩 학습자에게 맞는 교재의 필요성을 논한 연구들이 있었다[17-19]. 오선영(2014)은 홍콩의 학부 학생들에게 맞는 교과 개발의 필요성을 제기하고 김선아(2018)은 홍콩 학생들에게 한국의 대중문화를 활용하는 한국어 교재가 더 많이 개발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17][18]. 폴리 롱(2016)은 기존의 홍콩에서 사용되는 한국어 교재의 보완할 부분으로 홍콩 문화와 관련된 어휘와 한국문화 교육 내용을 제시하였다[19].

셋째, 홍콩의 한국어 학습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한국어 교수 방안에 대한 연구들이 있다. 홍콩에서는 2010 년대 중반부터 학습자의 양적인 팽창과 함께 전공/부전공 학위 과정들이 생기면서, 교수 방안에 대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특히 홍콩 이공대학교에서는 한국어 문화 교육에 대중문화 콘텐츠를 활용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시도한 실제 사례의 연구들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발음 대조 분석을 통한 연구, 한국어 문화 교육사례, 한국 대중문화를 활용한 한국어 수업, 모바일이나 매체를 활용한 한국어 교육 사례 등이 있다[2][21-23].

또한, 홍콩대 학위과정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중한번역 전략 분석에 대한 연구가 제시되었다[1]. 심신애, 김선아(2016)는 초급 단계 발음 지도에 대한 연구로 홍콩 초급 한국어 학습자들을 위한 효율적인 발음 교육을 위하여 최초의 제안을 하였다[2]. 폴리 롱(2015)은 홍콩 한국어 초급 2급 학습자들에게 한국의 동시가 한국어 문화와 문법에 대한 이해력 향상에 효과적인 제재가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20]. 김선아(2017)는 한국 대중문화를 활용한 한국어 수업을 보여주었으며, 앞으로의 대중문화 활용을 위한 적합한 교육 방법도 강구해야 한다고 하였다[18]. 그 예로 홍콩 이공대학교 사례를 들어 매체와 대중문화를 사용한 효율적인 한국어 학습활동을 제시하였다[21-23].

아울러, 한혜민(2017)은 홍콩 이공대학교 초급 학습자 사례로 다중지능이론을 기반으로 한 학습활동이 학습자들에게 흥미와 학습 주도력을 향상하여, 효율적인 한국어 학습을 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21]. 또한, 홍콩 이공대학교의 미디어 한국어 수업에서 카카오 톡을사용하여, 모바일 러닝을 활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하였다[22]. 실시간 온라인 한국어 수업에서 이론적 배경을 기반으로 교수-학습의 상호작용 활성화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수업 사례를 통해 제시하였다 [23]. 정진(2021)은 홍콩 중급 한국어 학습자의 중국어를 한국어 번역과정에서 사용한 전략들을 성찰 일지를 통해 고찰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홍콩 학습자들이 번역과정에서 학습자로서 주체적인 역할을 하는 모습을 제시하였다[1].

이상과 같이 홍콩 내 학습자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주로 단모음 발음 지도의 교수 방안, 한국 대중문화를 활용한 한국어 교육, 중한 번역 전략 분석 등의 연구로, 홍콩의 한국어 학습자의 성향이나 특성을 밝힌 연구는 찾아보기가 힘들다. 또한, 이들의 한국어 교육 연구는 주로 홍콩의 대학 내 학위 과정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교육 활동을 다루었던 연구들이었다[1][2][18][21-23]. 홍콩 내의 학위 과정 학생 대상과 일반인 대상의 교육은 수업 교육 내용도 다르고 수업 시수와 목표도 다르다. 또한, 학위 과정의 학생들은 학습의 연장선에 있기에 학습 성과가 높은 편이라는 점도 다르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홍콩의 대학 부설 평생교육기관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강사들을 인터뷰하여 그들을 통해 홍콩 일반 성인 학습자들의 특성을 파악하였다.

III. 연구 방법

1. 연구 참여자

본 연구에서는 홍콩의 대학 부설 평생교육기관에서 5 년 이상 한국어 학습자 강의 경험이 있는 강사를 대상으로 초점집단인터뷰(Focus Group Interview, 이하 FGI)를 하였다. 이는 연구자의 관심 주제에 대한 정보를 단기간에 많이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24]. 이를 위해 본 연구에서는 홍콩 내 대학 부설 평생교육 기관에서 한국어 반이 가장 많이 열리는 두 학교를 선정하였다. 7

첫째, 홍콩대학교 전업진수학원(HKU School of Professional and Continuing Education, 이하 HKU SPACE)은 일반 학습자를 위한 한국어 교육에서는 홍콩에서 대학 부설 기관 중 가장 많은 학습자를 보유하고 있다[25]. 이 기관의 한국어 과정 담당자에 따르면, 2015/16년 연간 학생은 약 5, 400명이었으며, 2020/21년에는 코로나19로 학생 수가 많이 감소했는데도 증서과정만 약 146개 반이 개설되고, 약 2, 400명 정도의 학생이 등록하여 한국어 학습을 하고 있다고 하였다. 또한, 2013년부터 HKU SPACE Community College에서는 2년제 부학사 과정(Associate Degree)에 한국어 문화 전공 과정도 개설하여 한국어 전공생도 배출해 오고 있다[26].

둘째는 홍콩 중문대학교 전업진수학원(The School of Continuing and Professional Studies of The Chinese University of Hong Kong, 이하 CUSCS) 에서는[27] 일반인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보급뿐만 아니라 2009년부터 준학위에 해당하는 과정으로 Higher Diploma 2년제 응용한국어 전공 과정도 개설하였다[28]. 이 두 대학 기관에 한국어 과정 담당자의 협조를 받아 의도적 표집 방법과 눈덩이 표집 방법을 활용하여 인터뷰할 강사들을 모집하였다.

소개받은 사람으로부터 다른 강사들을 추천받아 면접이 가능한 사람들을 모집하였다. 상호 교류가 원만한 집단으로 구성하기 위해 서로 친밀감이 있는 그룹으로 3∼4명씩 그룹을 조직하여 각 1회씩 총 세 번에 걸쳐 집단 인터뷰를 하였다. 같은 집단 사람들 안에서는 연구 참여자들 간에 라포(rapport)가 형성되어 자기 생각과 경험을 토대로 자유로운 토론을 함으로써, 인터뷰 효과를 높일 수 있어 연구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었다. 참여자들의 인터뷰가 끝난 후에는 소정의 사례비를 지급하였다. 본 연구에 참여한 연구 참여자에 대한 정보는 아래[표 2]와 같다.

표 2. 연구 참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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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이 홍콩의 대학 부설 평생교육기관에서 한국어를 가르친 경력은 5∼20년이며, 전공은 한국어 교육, 국어 국문, 언론학, 중어중문학, 경제학 등 다양하였다. 전공이 한국어 교육이 아닌 경우에는 교사 양성과정을 이수하였다. 이들은 한국어 외에 영어나 중국어(보통화나 광둥어)로 홍콩 현지 학생들과 원활하게 소통할 수 있었다. 또한, 현지인 강사는 한국에서 유학했기에, 한국어를 구사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2. 자료 수집 및 분석

본 연구의 자료 수집 방법은 세 그룹의 연구 참여자와 FGI를 통해 인터뷰를 하는 것이었다. 그중 두 그룹은 코로나 19 상황으로 ‘줌(zoom)’을 활용하였고, 한 그룹은 참여자의 요청으로 마스크를 끼고 대면으로 진행하였다. A 그룹은 2021년 5월 21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정도까지 약 2시간에 걸쳐 ‘줌(zoom)’으로 화상 면담을 하였다. B그룹은 5월 20일 오후 2시 30반부터 1시간 반 이상 참여자가 원하는 지역 부근의 커피숍에서 만나서 마스크를 끼고 면담하였다. C그룹은 5월 17일 오전 11시부터 2시간 정도 ‘줌(zoom)’으로 화상 면담을 진행하였다. 대면 면담은 연구 참여자가 지정한 카페에서 진행하여 편안한 분위기에서 자유롭게 토론할 수 있도록 하였다.

세 번의 면담을 하기 전에 연구 주제와 관련된 핵심적인 질문 내용이 담긴 이메일을 먼저 참여자에게 보냈다. 질문은 반구조화하여, 면담 중 새로운 화제 등에 대해서도 자유롭게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게 하였다. 면담 시, 자료를 정확하게 기록하기 위하여, 참여자들에게 사전에 동의를 구하여 음성 녹음을 하거나 ‘줌(Zoom)’을 활용한 경우에는 녹화를 하였다. 연구자는 인터뷰를 주관하며 사회자 역할도 수행하며, 연구 참여자들 간에 의견 충돌이 있는 경우, 중재자 역할도 하였다. 그러나 연구 참여자들이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토론할 수 있도록 연구자 개입도 최소화하였다.

Stern(1997)은 언어 학습 과정에서 ‘학습자 특성 (learner characteristics)’은 학습자의 모국어 이외에 제2 언어 외국어 학습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라고 하였다[29]. 그리고 Skehan(1989)은 언어 학습에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연령, 성별, 모국어, 외국어 학습 경험, 인지적 성향, 학습 전략 등을 언급하였다[30]. 이에 본연구에서는 아래와 같이 Skehan(1989)이 언급한 것을 참고하여 핵심적인 질문을 구성하였다.

1) 홍콩 일반 학습자들의 나이, 성별, 학습 동기

2) 홍콩 학습자들의 특성

3) 홍콩 학습자를 가르칠 때의 어려운 점

면담 후 자료를 전사 분석하고 해석하면서 보충이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참여자들에게 문자나 전화로 연락하여 자료를 추가로 수집한 후 수정·보완하는 과정이 있었다. 자료를 분석하는 과정에서 전사한 부분은 참여자가 말한 표현을 그대로 옮겨 참여자의 생각이 왜곡되지 않게 하였다. 전사 자료 내용은 본 연구의 결과를 도출해 내는 중심 자료로 활용하였다.

수집한 자료는 영역 분석과 분류 분석에 활용하였다 [24]. 먼저 전사한 자료를 여러 번 읽으면서 원자료를 반복적으로 검토한 후에 동일한 의견을 분류하였다. 그 후에 텍스트의 주제를 파악하고, 같은 영역에 속하는 내용을 재구성하는 방법으로 의미 있는 진술을 도출하였다. 문장이나 주제를 기반으로 한 가지 주제 분석 단계에서는 유사점과 차이점을 분석하였는데 그 과정에서 학습자의 특성과 관련된 5가지 영역의 주제가 도출되었다. 코딩 절차를 통해 하위 주제를 범주화하는 과정도 거쳤다. 그리고 연구의 타당성을 확보하기 위하여 연구 참여자의 각 그룹에서 한 명씩 선택해서 세 명과 함께 지속적으로 확인하였다.

IV. 연구 결과

1. 홍콩 학습자 연령

대학 부설 평생교육기관에서의 비학위과정인 한국어 과정 학습자의 연령대를 살펴보면 20대 후반이 가장 많으며, 50대 이상의 학습자도 15~20%, 심지어는 60 대 이상의 학습자도 있었다. 성별은 여학생 비율이 남학생보다 현저히 높은 약 90%였다. 강승혜(2020)의 2009년부터 2015년의 한국어 학습자의 변천 연구에서 연령별 한국어 학습자 추이를 보면, 20대 학습자가 급격히 많으며, 50대 이상의 학습자는 1%도 되지 않는다 [31]. 거기에 비해 홍콩의 한국어 학습자 중 50대 이상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데이터로 봤을 때는 연령대는 20대 후반이 가장 많은 것으로 나왔어요. 성별은 여학생이 90% 이상인 것으로 나오고, 중·고급에는 50대가 15∼20%는 될 것 같아요. (참여자 1)

50대가 넘어가고 60대 은퇴하신 분들은 뭐 새로운 것 해볼까 하다가 드라마가 너무 재미있다고…. 편하게 드라마 보고 싶어서…. 40대 이후는 그런 케이스가 많고요. (참여자 8)

이처럼 다양한 연령대의 학생들이 한 반에 있다는 것은 강사에게 부담을 줄 수 있다고 하였다. 이는 한 반에서 서로 다른 연령대의 학습자들을 고려한 한국어 교육 학습활동을 설계할 필요가 있다.

2. 한국어 학습의 동기

선행 연구를 통해서 본 홍콩의 한국어 학습자들은 무엇보다 한국 대중문화의 영향 즉, ‘한류’ 때문에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다고 할 수 있다[3][16-18]. 홍콩의 한류 시작은 2005년 방영된 드라마 <대장금>인데 280만 명이라는 시청자 수를 기록하였다. 그리고 2014년 한국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의 영향으로 한국어 학습자까지 더욱 증가하였다[4].

빵 터지는 드라마가 하나 있으면 확실히 처음 등록하는 젊은 학생들 좀 영향이 있기는 해요…. BTS나 드라마는 기억나는 것은 ‘태양의 후예’처럼 강타한 드라마가등록 기간이랑 맞물려야 해요. 그 타이밍이 아쉬울 때가 많아요. 그래서 맞물려서 터지면 시너지가 나면 확실히 있어요. (참여자 1)

또한, 2020년에는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해서 홍콩 사람들은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게 되면서 넷플릭스 시청률이 높아졌다. 최근 K-드라마, K-영화가 인기를 끌게 되면서 한국어에 관심이 높아진 학습자도 서서히 증가하였다. 이를 연구 참여자들의 진술을 통해서도 다음과 같이 확인할 수 있었다.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드라마를 많이 보다 보니깐, 한국어를 배우고 싶은 사람이 늘었데요. 넷플릭스 영향도 있고요. 한국 드라마, 영화 보다가 배우고 싶은 사람이 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BTS, 오스카상을 받은 윤여정 배우도 그렇고 BTS가 그래미상 받은 것도 큰 영향으로 작용하고. (참여자 8)

그리고 홍콩 사람들에게는 코믹적인 요소가 있는 프로그램이 인기가 많았다.

로맨틱 코미디가 있어야 해요…. 홍콩 사람들은 영화도 주성치! 어떤 코믹적인 요소들이 있는, 즐거워지기 위해서 한국어 배우고 즐겁게 하는 것에 큰 의미를 두는데, 심각하고, 어렵고 그런 것은 대중적인 지지를 많이 받지는 못하는 것 같아요…. 학생들이 그런 이야기를 하더라고요. 재미있는 것만 본다고. (참여자 1)

한국 대중문화를 활용한 한국어 교육 방법이 필요한데[19], 홍콩에서는 특히 참여자 1이 언급한 한국의 코믹한 프로그램을 학습 재료로 사용한다면, 홍콩 학습자들이 더욱 큰 효과를 높일 수 있었다. 특히, 홍콩 정부에서도 평생 교육으로 일반 성인들에게 교육과 훈련을 지원해 주기 위한 홍콩전업진수기금 (CEF; Continuing Education Fund)8을 조성하였는데[32], 2007년부터는 홍콩전업진수기금인 CEF가 한국어 교육도 포함시켰다[3]. 참여자들은 이러한 정부의 지원금이 학습자들의 학비를 보조하게 되어 한국어 학습자들 또한 증가하게 되었다.

물론 펀드(CEF) 없이도 배우는 사람도 있겠지만 극소수죠. CEF 때문에 신청한 학생이 많아요.(참여자 4)

즉 홍콩 정부에서 평생교육을 위한 지원금에 한국어 교육도 포함되었는데 이는 학습자들에게 동기를 부여하는 결과를 산출하였다.

3. 적극적인 학습 욕구와 노력

본 연구의 참여자들의 관찰에 따르면 홍콩 사람들은 배우는 것, 그 자체를 좋아하는 사람이 많다. 그들은 어릴 때부터 지속적으로 학습을 하고, 어딘가에 가서 학습하는 습관이 있다.

홍콩 사람들은 그냥 배우는 걸 좋아하세요. 새로운걸 배우고 싶은데 한류가 요즘 대세니깐 한국어를 배우고 싶다는 분들도 계시고 친구 따라 강남 오시는 분들도 계시고(참여자 8)

홍콩은 밤에 회식을 하러 다니거나 하는 문화가 없고 친구 만나러 학교 오고 그래서 저희 학생들도 보면 그 수업 시간에 와서 친구 사귀고 이런 것도 되게 많아요. 한국어 때문에 오는 것도 있지만 한국어랑 상관없이 교우관계도 넓히고 즐겁게 놀고 시간도 보내고 이런 게 되게 많더라고요. (참여자 1)

일반적으로 학습태도가 성실하여 과제를 하지 않는 경우도 드물고, 퀴즈를 보면 성적도 좋은 편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굉장히 타이트하게 공부했어요.…. 시간을 내서 공부하는 것을 굉장히 좋아해요. 안도감을 느끼는 것 같아. (참여자 4)

선행 연구에서도 이수경(2019)은 홍콩 사람들은 영어와 중국어를 동시에 사용하기에 외국어 습득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고 하였다[3]. 참여자들은 대학 부설 평생교육 기관에서 한국어를 학습하는 사람들의 한국어학습 능력이 대체로 우수한 편이라고 하였는데, 그 이유는 외국어를 생소해 하지 않는 환경적인 요소와 적극적인 학습 욕구와 노력 때문이다.

4. 지속적인 학습 의도

참여자들은 홍콩인들의 학습에 대한 지속성이 있다고 하였다. 한국어 학습에서도 한국어 능력 시험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고, 특히 한국어 능력 시험에서 가장 높은 급수인 6급까지 응시하겠다는 응답자가 전체의 80% 정도를 차지할 정도로 한국어 학습과 교육에 대해 많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33]. 많은 학생이 오랜 시간을 꾸준히 공부하는 학습 도달 목표의 수준이 높은 학생이 많았다.

A대학 부설 평생교육기관에서는 단기간 집중 코스로 공부하기보다는 약 18주 과정(일주일에 한 번 3시간) 의입문, 초급(2년), 중급(2년), 고급(2년) 과정을 이수하였다. 초급반에서 2년 과정을 수료하는 학생은 80% 이상이며, 중급반에 참여한 학생 대부분은 고급 반과 정까지 마쳤다. 다른 과목을 배우는 학생들도 보통 지속적으로몇 년을 공부하는 사람이 많았다.

홍콩 사람들 특성이 급하게 하지 않고, 뭐 인내심도 있는 것 같고, 뭘 시작해서 들어가면 큰 문제가 있지 않은 이상 뭐든지 간에 그냥 쭉 하는 것 같아요. 그런 성향이 있는 것 같아요. 중급에 등록하면 70%보다 훨씬 높아요. 중급에 등록하면 고급까지 가는 것은 85% 이상 되는 것 같아요. (참여자 1)

또한, 학습자들은 실제 한국어 사용을 목표로 하기도 한다고 한다. 즉 한국으로 여행을 가거나 드라마나 영화를 보면서 자막 없이 직접 이해하고 싶어서 한국어를 학습하였다.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단기간의 학습이 어렵기 때문에 홍콩 한국어 학습자들은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하면 최소 몇 년간 꾸준히 학습하였다.

학생들 중에는 일본어 8년 과정을 먼저 다 마치고, 한국어 6년 과정도 하고, 그리고 새로운 언어를 학습하는 학생들도 있었다. 결국, 학습자들의 이러한 꾸준히 학습하는 특성으로 인해 홍콩의 한국어 학습자 수가 급감하지 않고 일정 수준으로 유지될 수 있는 요인이었다.

5. 말하기에서 소극적인 참여와 절제

해외에서의 한국어 수업은 한국에 비해 말하기 활동 시간이 많이 부족하다[12]. 그런데 참여자들의 의견으로는 홍콩 학습자는 교실에서조차 말하기 활동에 수업 시간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는 부분이 있어 많이 아쉽다며 아래와 같이 의견을 제시하였다.

수업 시간에 앞에서 자기가 실수하는 것을 싫어하시더라고요. 그래서 말을 안 하려고 하는 것 같아요…. 그래서 토론 수업도 잘 안 돼요. (참여자 7)

참여자들의 관찰에 따르면, 홍콩 학습자들의 학습하고자 하는 내적 동기는 있지만, 발표, 선생님의 질문에 대한 대답을 할 때는 소극적인 참여와 절제하는 태도를 보였다. 문법 정리와 쓰기 과제는 전반적으로 잘 해오지만, 자기의 생각을 정리해서 말하거나 발표하는 부분에는 약하였다. 즉 직접 의사소통해야 하는 부분은 어려워하였다.

동기적인 면에서 시간을 내서 찾아온 사람들이기 때문에 공부하는 열의는 있으나 실제로 의사소통을 하려는 자세는 소극적인 것 같아요. 학생들이 소극적인데 참여를 유도하면서 이끌어 가기가 정말 힘들어요. (참여자 6)

저는 활동을 그룹 활동을 많이 하는 편인데 그 이유를 개인적으로 이야기하라고 하면 더 부담스러워하니깐 그룹 활동을 시키는데 그룹 활동은 개인 활동보다는 훨씬 나아요. (참여자 7)

참여자들은 학습자들이 수업 시간에 개인 활동보다 그룹 활동을 선호하였다. 앞으로 말하기 수업에서 소극적인 학습자들을 적극적으로 참여시키기 위한 교수법 개발이 더욱 적극적으로 강구되어야 한다.

6. 정보 공개에 민감함

홍콩 사람들은 개인적인 정보를 공개하는 것에 민감하다. 그래서 수업 시간에 자기 소개하는 부분에서도 자신의 정보를 자세히 공개하지 않는다.

나이나 배경, 어디에서 뭘 하고 있는지부터 이메일이나 전화번호부터 그런 부분까지도 모두 사실 우리 한국 사람들이 봤을 때는, 그게 뭐가 민감하지 않은 내용일 수도 있잖아요. 근데 홍콩 사람들은 그런 부분에 상당히 민감해서 함부로 보여주거나 발설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었던 것 같아요. (참여자 7)

또한, 2020년 홍콩의 국가보안법9 통과 이후로는 교실이나 강의실에서 중국과 다른 정치적 견해나 논란이 될 수 있는 토론 및 언급은 조심해야 한다[34]. 2019년 시위 때 사용되었던, ‘홍콩 해방’, ‘광복’과 같은 단어는 홍콩 독립을 암시한다고 볼 수 있기에, 이런 단어는 현재로서는 실질적으로 금지되었다.

대한민국 8·15광복과 관련된 주제가 있어서 ‘독립’을 한자로 써주었는데 “선생님, 안 돼요. 그리고 지금 그런 이야기 하면 큰일 나요.”라고 학생들도 농담 비슷하게 했는데, 그 분위기를 알 수 있었어요. (참여자 6)

7. 한국에서 출판된 교재 선호

선행 연구에서는 대상국 학습자의 언어와 사회적 맥락과 문화적 요소가 있는 현지인들에게 맞는 교재를 선호한다고 하였다[35-41]. 폴리 롱(2016)도 홍콩 지역학습자를 위해서는 현재 사용하는 교재에는 ‘홍콩’이라는 단어조차 없다는 것을 지적하며, 교재에서 홍콩과 홍콩 문화와 관련된 어휘를 목록화해야 하고, 이를 교육 내용의 주제로 선정할 필요가 있다고 언급하였다 [19].

그런데 이번 인터뷰에서 참여자들은 홍콩의 대학 기관은 비학위과정에서의 일반 한국어 학습자를 위한 교재로 한국어와 한국문화가 뚜렷하게 드러난, 한국에서 출판된 교재를 더 선호한다고 하였다. 오선영(2014)도 한국의 대학 어학당에서 출판된 한국어 교재는 홍콩의 전업 진수학원에 개설되어 있는 곳, 즉 대학교 부설 일반인 한국어 교육과정에는 적합할 수 있다고 하였는데 [17], 이를 뒷받침해 주는 참여자들의 의견이 있었다.

한국에서 출판되는 외국인을 위한 한국어 교재 중 중국어로 된 교재는 대부분 중국어(보통화)를 사용하는 사람들을 위한 교재로 출판되어 번체자를 사용하는 홍콩의 학습자에게 직접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한다. 그래서 특히 초급에서는 영어로 한국어 문법과 문화적인 요소가 설명된 교재를 더 선호하였다.

제가 홍콩 학습자 입장에서 생각해 봤을 때 홍콩 사람입장에서는 홍콩 학습자만을 위한 교재를 만드는 것은 저한테는 오히려 더 이상한 것 같아요. 저는 한국어를 배우는 거지, 당연히 한국과 한국문화를 알고 싶고, 그다음에 한국사회에 대해 배우는 게 당연한 것 같은데, 왜 홍콩 환경에 맞춰서 한국어를 배워야 되는지 생각 안 해봤어요. 맞다, 틀리다 관계없이 그것에 대해서 생각을 안 해 봤어요. 당연히 아니라고 생각해요. (참여자 3)

홍콩 학생들 중에도 사실 중문을 못 읽는 학생들이 상당히 있거든요. 외국에서 오래 살다가 온 학생들 중에는 중문에 익숙하지 않은, 한자 자체를 아예 모르는 학생들이 좀 있고, 사실 소득 수준이 올라갈수록 유학을 오래 했다던가 그런 경우에는 한자에 취약할 수 있고, 저희는 그런 학생이 상당수 있고, 그리고 간혹 일본어 학생이나 외국 학생들이 섞여 있다거나 그래서 그냥 보편적으로 하나만 선택한다면 영어를 선택하는 거죠. (참여자 1)

HKU SPACE 기관에서는 한자에 취약한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영어로 설명된 한국어 교재를 선택한다고 하였다.

홍콩 사람들은 한국에 살지 않으니깐 좀 어떤 특정 주제에 관해서는 고쳐 할 부분들이 분명히 있어요. 그렇지만 그런 부분 때문에 따로 교재까지 만들어야 되나? 활동이나 이런 부분에서만 조금 배려해주면 교재까지는 크게 필요 없을 거예요.(참여자 10)

위와 같이 한국에서 출판된 교재는 일반적으로 한국 내 대학 내의 어학원에서 학습하는 사람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시수와 특정 주제에 대해서는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 한국에서 출판된 교재들은 대학 내의 어학당 정규과정에서 사용 목적으로 10주에 200시간 수업을 기준으로 하여 구성되었다. 반면, CUSCS에서는 증서 초급 과정은 주 1회, 3시간, 3학기 코스로 운영하며 총 156시간으로 진행한다. 초급 과정을 마치는 데는 약 1년에서 1년 반이 소요된다[27].

HKU SPACE에서 증서 과정 한국어 입문반은 주교재를 ‘사랑해요 한국어 1’, ‘사랑해요 한국어 2’로 현재사용 중이다. 주 1회, 3시간, 18주를 한 과정으로 하여두 학기 과정, 총 108시간으로 학습이 설계되었다. 이 교재는 서울대 언어교육원의 단기과정 주 2회, 10주, 60시간 교재인데, 홍콩에서는 주 1회, 18주, 56시간으로 사용한다. 입문 과정을 마치는 데 약 1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되므로[25], 시수와 교육 과정상 가장 근접한 교재 선택으로 판단할 수 있다. 또한, 새로 출간된 교재라서 회화 중심이며 영어로 문법도 설명이 되어 있어 학습자들과 강사들의 만족도가 비교적 높았다.

그러나 여전히 한국에서 출판된 교재들은 한국에 유학 온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한 교재라 홍콩의 상황이 전혀 고려되지 않았고 상호 문화주의에 입각한 교재가 아닌 일반적인 한국의 상황적인 내용만을 전달할 수밖에 없게 되어 있다. 그러나 참여자들은 현실적으로 홍콩 각 대학 부설 평생교육기관에서 교재를 출판할 수 있는 인력이 현재로서는 부족하다고도 언급하였다. 이들은 한국에서 출판된 교재를 교육과정에 맞게 조정하며 현지에 맞게 보충 자료를 사용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언급하였다.

V. 결론 및 제언

본 연구 참여자들의 경험에 따르면, 홍콩 학습자들이 한국어 학습에 대한 동기를 가지는 데는 한류와 홍콩 정부의 평생교육 보조금의 지원의 영향이 크다고 하였다. 홍콩 학습자들의 특성은 적극적인 학습 욕구와 노력, 지속적인 학습 의도를 가진다. 반면, 말하기에서 소극적인 태도와 개인 정보 공개에 민감하다. 다시 말해, 홍콩 학습자들은 전반적으로 성실하여 출석률이 높고, 쓰기 과제도 잘 해온다. 하지만 학습자들이 말하기에서 소극적이라서 강사들이 말하기 수업을 이끌어 나가는 데는 어려움이 있고, 개인 정보나 중국과 정치적인 반대 성향에 대한 논의 및 언급하는 것을 조심해야 함을 강조하였다.

이런 연구 내용을 토대로 향후 홍콩의 학습자를 대상으로 하는 한국어 수업에서 필요한 몇 가지를 제언해보고자 한다. 첫째, 강사는 학습자들의 다양한 연령대를 고려하여야 한다. 학습자들 중 20대가 많지만, 50대 이상인 사람과 은퇴한 퇴직자들도 20% 정도까지 되기 때문에 한 반에서 다양한 연령대를 고려한 교육 학습활동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둘째, 학습자들이 실수를 두려워해서 말하기를 조심스러워하므로, 학습자들이 주저 없이 말할 수 있게 하는 방안들이 고려되어야 한다. 선행 연구에서는 2015 년 이후에 홍콩 이공대학교에서는 말하기 수업에서의 효과적인 교수-학습을 실행한 연구들이 진행되었다 [18][21-23]. 주로 학위 과정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연구들이므로, 앞으로는 일반인 학습자들을 대상으로 하는 연구들도 필요하다. 학습자가 적극적으로 학습활동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어휘 발음에서는 먼저 광둥어와 한국어의 한자어 단어의 발음 차이를 강사가 먼저 인지하고 학습자들이 어려워할 수 있는 부분을 예측해서 알려주면 학생들이 시작 단계에서 발음의 차이를 알고 주의하여 접근할 수 있다. 말하기를 위해서 일상생활에서 목표어를 최대한 노출할 수 있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교실 밖에서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게 하는 말하기 활동들에 대한 연구가 지속적으로 수행되어야 한다. 또한, K-POP과 K-드라마의 한류 콘텐츠는 한국어 학습에 효율적인 교육 재료로 쓰일 수 있다. K-POP은 학습자들에게 발음 연습의 도구로 쓰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학생들이 단어를 찾게 하는 등의 읽기에도 도움을 주고, 드라마 내에서의 표현들은 일상생활에서의 유용한 표현으로 사용할 수 있기에 한국어 교육에서 좋은 자료로 쓰일 수 있다[42]. K-드라마, K-POP, K-영화 등 한국 대중문화를 이용하여 이들의 흥미와 동기를 지속시킬 수 있는 학습활동을 연구해야 한다. 특히 코믹한 재료를 추출하여 학습자들에게 흥미를 줄 수 있고, 실생활에서 바로 쓸 수 있는 유용한 표현을 추가한 교육 자료들이 학습자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수업 시간만으로는 학습 시간이 부족하기에 블렌디드 러닝을 접목한 학습활동의 설계로 말하기 과제 등을 통해 두려움을 줄이게 하는 것도 방법이 된다.

셋째, 강사는 한국과 홍콩의 문화적 차이에 대한 지식을 갖추어야 한다. 초기에 학생들이 개인적인 정보 유출에 민감할 수 있기에, 학생들에게 천천히 접근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홍콩 학습자들은 여가 생활로 한국어를 배우고, 또한 그 안에서 사회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때문에, 이들과 계속 좋은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같이 배우는 그룹이 해체되면 학생들은 학습을 중단하는 이유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2020년부터 홍콩에서는 중국과 반대되는 정치적인 이야기에 대한 이슈는 토론 및 언급을 피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대학 부설 평생교육기관에서 사용하는 한국어 교재의 경우, 각 기관의 과정과 시수에 맞지 않는 부분에 대해서 한국 대학 내의 어학원 출판사와 협의를 통해 조정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 있다. 본 연구에서는 초급 단계의 교재에서 문법 설명하는 부분은 영어로 된 것을 사용하고, 각 과정에 맞게 조정하여 사용한다면 홍콩 대학 부설의 비학위 과정 교재에 대한 문제는 크게 없을 것이라는 결론을 도출하였다. 하지만 연구자는 홍콩의 정세에 맞추어 홍콩 학생들에게 맞는 교재 연구에 대한 논의도 필요하다.

2013년 말 기준으로 총영사관의 자료에 따르면 홍콩에서는 약 2만 9천 명의 한국어 학습자가 있다고 하였다[17]. 그 이후 총영사관에서 전체 학습자 숫자를 확인한 바는 없지만, 인터뷰 참여자들은 여전히 홍콩에는 잠재적인 한국어 학습자가 많다고 하였다. 특히 2020/21년은 홍콩에서도 K-영화 <기생충>, K-팝의 BTS 수상, K-드라마인 <오징어 게임>의 흥행 덕분에 한류 팬들이 증가하고 있다. 이에 이 팬들을 실질적 학습자로 전환되게 하기 위한 연구도 앞으로 지속적으로수행되어야 한다.

본 연구에서는 홍콩에서 오랜 기간 한국어를 가르친 강사들을 대상으로 FGI를 활용하였다. 더 많은 기관의 강사들을 초빙하지 못한 점, 홍콩 한국어 학습자를 대상으로 직접 면담을 하지 못했다는 점, 통계적인 검증의 절차를 포함하지 못한 점 등은 본 연구의 한계이다. 다만, 본 연구는 그동안 다루어지지 않았던 홍콩의 한국어 학습자들의 특성, 동기, 한국어를 배우는 데 어려워하는 부분 등을 확인한, 현장에서의 연구라는 데 의의가 있다. 이 연구가 홍콩의 한국어 학습자들에게 효율적인 한국어 학습을 할 수 있게 하는 교수 방안을 제시하는 기초 자료가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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